관절염 환자에게 체중 증가는 두려운 일이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정상체중을 가졌을 때보다 걸을 때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 오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60%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라는 결과도 있다.
하지만 55세 이상 중년층 관절염 환자의 경우 잘못된 다이어트가 오히려 근육감소증과 골다공증과 같은 2차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관절염 환자의 무리한 식이조절이나 적절하지 않은 운동은 질환을 더 악화시키고 건강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 무리한 식단조절은 골감소증·골다공증 유발
관절염 환자가 선택하는 다이어트 방법은 일단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다. 식사량을 줄이면 신체에 필요한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데 이때 지방이 감소되는 것이 아니라 근육량이 감소한다. 특히 활동량이 적은 관절염 환자의 경우 척추기립근과 하체 관절을 지지해주는 근육인 허벅지 근육(대퇴사두근) 같은 코어(Core) 근육이 감소해 문제가 된다.
척추기립근은 척추뼈를 따라 길게 세로로 뻗은 근육으로 척추를 똑바로 서게 한다. 대퇴사두근은 허벅지 앞쪽에 위치한 큰 근육으로 몸무게를 지탱하거나 무릎의 충격을 흡수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주요 근육의 양이 감소하면 근력 및 신체 기능이 저하되고 위험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낙상과 부상의 위험이 높아진다.
굶는 다이어트는 골감소증, 골다공증 등 뼈가 약해지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골다공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골격계 질환으로 노화, 에스트로겐 호르몬 분비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다. 중년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급격한 뼈의 감소가 일어나며 폐경 이후 5~10년 내에 뼈가 급속도로 약해져 골절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더욱이 다이어트로 비타민D나 칼슘 등의 섭취량이 부족하면 골다공증은 빠르게 악화된다.
관절염 환자는 관절 통증 때문에 운동보다는 굶는 다이어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중년층 이상은 신진대사율이 약해져 다이어트 효과가 적고 오히려 근육량 감소와 골다공증 위험이 높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체중을 줄이기보다는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 관절염 환자의 잘못된 선택 '등산·스쿼트'
식이조절만큼이나 관절염 환자들이 잘못 선택하는 다이어트 방법은 바로 운동이다. 특히 중년층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등산은 알려진 것과는 반대로 관절염을 악화시키거나 반월상연골파열 등의 관절 부상을 입힐 가능성이 큰 운동이다. 관절염 환자가 연골이 손상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관절을 사용하면 하산 시 본인의 체중보다 많은 압력이 관절에 쏠려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 산을 내려올 때 무릎을 구부리지 않은 자세로 걷거나 급하게 내려오다 보면 관절 사이에서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무릎 연골판에 심한 충격이 가해져 부상을 당하기 쉬우므로 등산은 피하는 것이 좋다.
조심해야 할 또 다른 운동으로는 스쿼트가 있다. 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섰다 하는 동작을 반복해 하체의 근육을 키워주는 스쿼트는 헬스장이나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어 중년 여성이 많이 하는 운동이다.
하지만 이는 무릎이 건강한 사람이 바른 자세로 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는 운동으로 실질적으로는 과도하게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이 많기 때문에 운동 전후로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는 환자에게는 결코 좋지 않다. 또한 스쿼트 운동 시 무릎 뒤쪽에 압력이 증가해 연골판 손상이 있는 사람의 경우 손상 위험이 더욱 커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러닝·수영 중심 운동이 특효
관절염 환자에게 가장 좋은 운동은 바로 가벼운 러닝, 빠르게 걷기, 수영 등과 같은 유산소운동이다. 가벼운 러닝이나 걷기는 체중부하가 적당하므로 뼈에 가해지는 압력을 높여 골다공증 위험을 낮춰주며 뼈세포를 자극해 골밀도를 높여준다. 또한 관절 주변부의 근육이 튼튼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딱딱한 아스팔트보다는 잔디나 흙과 같이 부드러운 바닥 위에서 일주일에 3회 정도 하루 30분~1시간 운동을 하면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적당한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체중부하가 적어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수영 또한 좋은 운동이다. 실내자전거운동의 경우 관절염 환자에게 좋다고 알려졌지만 코어근육을 강화하는 효과가 적어 러닝이나 걷기를 추천한다.
만약 관절 통증 때문에 운동을 하기 어렵다면 통증조절약을 적절하게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을 아예 하지 않으면 관절 주위의 근육과 인대가 점차 쇠약해져 통증이 심해질 수 있고 수술 후 예후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관절염 환자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관절 주변 근육의 힘을 길러 관절을 튼튼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래 다이어트는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미용이 주된 목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무릎관절염 등 질병을 앓는 중년층으로부터 건강을 얻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인터넷과 주변의 ‘~카더라’ 식의 정보는 대부분 젊은 세대에 맞춰지므로 본인의 신체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한 운동과 식단관리를 하다 보면 오히려 관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무게를 줄이는 데에 집착하지 않고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자신에게 맞는 건강관리법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7호(2017년 7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