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1조원대 과징금 처분을 받은 퀄컴이 법원에 공정위 시정명령의 효력정지를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7행정부(부장판사 윤성원)는 퀄컴치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효력금지 신청 사건’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시정명령 이행으로 퀄컴 측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거나 이를 예방하기 위해 그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퀄컴은 지난해말 공정위로부터 이동통신 표준기술에 대한 표준필수특허를 독점하고 경쟁사와 제조사 등에 불공정한 라이선스 계약을 강요한 데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1조300억원대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공정위의 시정명령은 ▲휴대폰 제조사 등의 요청이 있을 경우 기존 계약 재협상 ▲부당한 계약조항 수정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휴대폰 제조사와 칩셋 제조사에 통지하고 신규계약 때 계약 수정 사실을 공정위에 보고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다. 시정명령의 범위는 실효성을 이유로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자로 한정했다.
이에 지난 2월 퀄컴은 공정위의 시정명령에 불복, 서울고법에 본안소송을 내면서 효력정지 신청도 함께 제기했다.
한편 퀄컴의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이동통신 관련 업체와 재협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퀄컴은 시장의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에 칩셋을 볼모로 부당한 라이선스계약과 자사제품 사용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별도로 지난 2월 퀄컴이 제기한 본안소송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소송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퀄컴은 비즈니스모델의 전면적인 재수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실질적으로 본안소송과 효력정지 신청을 별개로 놓고 보긴 어려운 만큼 이번 결정으로 본안소송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