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가 성큼 찾아왔다. 유례없는 긴 연휴를 맞아 가족 또는 연인, 친구와 함께 공연장 나들이를 떠나보자. 뮤지컬부터 연극, 무용극 등 찾아보면 볼 만한 공연이 많다. 가득 차오르는 보름달처럼 풍성한 감성을 안겨주는 작품을 소개한다.



◆뮤지컬 <서편제>: 멋들어지게 뽑아낸 소리꾼의 길
뮤지컬 <서편제>가 3년 만에 돌아왔다. 고 이청준의 소설이 원작인 <서편제>는 1993년 임권택 감독이 영화로 제작해 국내 영화 사상 첫 100만 관객을 기록한 작품이다. ‘판소리’라는 한국의 전통음악을 소재로 한국인의 한을 훌륭하게 그려내 호평받았다. 이 작품은 진정한 소리를 찾아가는 아버지 유봉과 딸 송화, 아들 동호의 인생 여정을 그린다.

원작이 가진 묵직한 감동은 뮤지컬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윤일상 작곡가, 조광화 작가, 이지나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해 뮤지컬로 재탄생한 <서편제>는 판소리라는 재료를 바탕으로 록·발라드·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을 멋들어지게 뽑아낸다.


배우들의 열연도 작품의 격을 높인다. 주인공 송화역은 국악인 이자람과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소연이 열연한다. 이들은 저마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송화를 선사한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득음의 길을 걷게 하고자 송화의 눈을 멀게 한 비정한 아버지 유봉은 배우 서범석과 이정열이 맡는다. 유봉과 갈등을 빚으며 소리꾼이 아닌 로커의 길로 가는 동호는 배우 강필석, 김재범, 박영수가 연기한다.

11월5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



◆가족뮤지컬 <어른동생>: “넌 몇 살이니?”
“새코미 사달라고 졸라대고 기차놀이 하는 척 해야 해. 귀여운 척하기도 귀찮아 죽겠다.”

감기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한 ‘하루’는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다섯살짜리 남동생 ‘미루’가 누군가와 통화하는 소리를 듣는다. 동생 미루는 누군가에게 어른스러운 말투로 어린 아이인 척하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동생의 비밀을 알게 된 하루는 혼란에 빠진다.


가족뮤지컬 <어른동생>의 시놉시스다. 이 작품은 ‘어른과 아이의 경계는 어디고 둘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물음을 던진다. 한국 어린이문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송미경 작가의 단편동화집 <어떤 아이가>에 수록된 <어른동생>을 원작으로 가족뮤지컬에서 쉽게 지나쳤던 가치를 판타지적 요소로 녹여낸다. 가족뮤지컬 <어른동생>은 만 3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10월6일부터 ‘대학로 세우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제작사 으랏차차스토리는 “이 공연이 자녀와 부모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매개체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12월31일까지
대학로 세우아트센터



◆무용극 <련 : 다시 피는 꽃>: 서련과 도담의 춤사위
<련, 다시 피는 꽃>은 삼국시대 설화 ‘도미부인’과 제주 서사무가 ‘이공본풀이’를 조합해 창작한 전통 무용극이다. 가상의 조선 왕실을 배경으로 무희 ‘서련’의 사랑과 시련, 역경 속에서 자신의 뜻을 지켜 나가는 절개를 화려한 춤사위로 표현한다. 극복과 소생이라는 한국 전통의 정신과 사상을 담아 도미부인과 원강암이의 의연하고 결연한 태도를 서련에 투영했다.

제례 의식 때 공연된 의식 무용인 ‘일무’, 나라의 태평성대와 왕실의 번영을 기원한 춤 ‘태평무’ 등 한국 전통춤의 진수를 담았다.

막이 오르면 조선의 왕과 왕비가 자리한 가운데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축제가 시작된다. 악(樂)과 무(舞)가 뛰어난 서련의 춤사위가 시작되자 왕은 넋을 잃고 왕비는 질투심에 사로잡힌다. 결국 왕비는 서련을 궁 밖으로 내쫓는다.

장군 도담은 서련을 연모하던 마음을 감추지 않고 그녀와 같은 길을 가고자 한다. 서련 역시 품었던 마음을 고백하고 둘은 달빛 아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이때 서련을 다시 궁으로 데려가려는 왕의 군사와 이를 막으려는 도담의 결투가 벌어진다.

10월29일까지
정동극장



◆연극 <고발자들>: 그럼에도 나설 것인가
연극 <고발자들>은 내부고발자의 고민과 그들이 겪는 고통을 추적한다. 내부고발자는 한순간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영웅이 되지만 그것도 잠시. 조직의 책임자들은 사실을 부정하고 고발자를 음해한다. 동료들은 그들을 배신자 보듯 멀리하고 언론은 사실을 비튼다. 이해당사자들의 노골적인 압박에 내부고발자는 도리어 조직에서 추방된다. 그들은 건강을 잃고 그들의 가정은 붕괴된다. 그렇게 내부고발자는 홀로 남겨진다.

연극은 관객에게 질문한다. “그럼에도 고발자로 나설 것인가.” 작품을 쓰고 연출한 박상현 작가는 “내부고발을 한 사람의 삼중고에 주목했다”며 “마음속 갈등, 조직 내에서의 낙인, 그리고 사회의 오해와 의심 등 갈등과 충돌의 삼겹 오겹은 연극의 구조로서 더 없는 조건”이라고 작의를 전했다.

따라서 특정인물을 특정배우가 전담하지 않는다. 다수의 내부고발자와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을 13명의 배우가 번갈아 연기한다. 여러 인물을 둘러싼 얽히고설킨 관계와 상황, 사건의 파편을 모아 직조한 박상현 작가의 구조적 글쓰기가 돋보인다.

10월15일까지
나온씨어터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507호·제5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