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내렸다./사진=뉴시스DB

은행의 영업비밀로 알려진 대출 가산금리가 내려가는 추세다. 금융당국이 이자놀이로 수익을 내는 은행의 대출영업을 지적하고 가산금리 산정체계를 들여다본다는 방침을 밝혀서다.
가산금리는 대출금리 산정 시 기준금리에 더해지는 금리로 통상 은행의 업무 원가나 법적 비용, 자금 조달금리 등락 등에 따라 변동된다. 은행마다 여신 목표와 수익률을 반영해 결정하므로 시장금리와 상관없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대출 가산금리가 올라 산정체계를 손질한다는 방침을 밝히자 가산금리도 내려가는 추세다.


은행연합회 9월 공시에 따르면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15개 은행 중에서 9개 은행이 가산금리를 내렸다. 가산금리를 전월과 동일하게 유지한 곳은 1곳으로 10개 은행(66%)이 금리를 내리거나 낮춘 셈이다.

은행 중에선 우리은행과 수협은행의 9월 주담대 가산금리 인하 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1.55%에서 8월 1.32%로 0.23%포인트 내린데 이어 9월에는 1.20%으로 0.12%포인트 인하했다. 수협은행도 8월 1.51%에서 9월 1.39%로 내렸다. 이어 제주은행이 0.09%포인트,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0.04%포인트 내렸고 광주은행과 씨티은행이 0.03%포인트, 신한은행과 전북은행은 각각 0.01%포인트 인하했다.

반면 SC제일은행과 부산·대구은행은 주담대 가산금리를 0.04%포인트 인상했다. 기업은행(0.03%포인트)과 KEB하나은행(0.02%포인트) 그리고 KB국민·NH농협은행(각 0.01%포인트)도 일제히 가산금리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의 가산금리도 내려갔다. 신용대출을 판매하는 18개 은행 중에서 7개 은행이 가산금리를 인하했다. 


은행 관계자는 “주담대의 기준금리가 되는 8월 코픽스가 잔액 기준 1.59%, 신규취급액 1.47%로 전월과 동일했다. 때문에 대출금리가 오르면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렸다는 지적이 나올게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금융당국도 은행의 가산금리가 높다는 지적을 하고 있어 대다수 은행이 금리를 내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대 14% 연체 가산금리도 내릴까

연체 가산금리도 관심사다. 금융당국이 현재 9~14% 수준인 연체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내용의 연체가산금리 체계 개편안을 오는 11월 발표할 계획이다. 은행이 주담대, 신용대출의 가산금리를 내린 데 이어 연체 가산금리까지 인하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현재 은행에서 대출을 연체하면 대출금리 연 3~5%에 가산금리 6~9%포인트가 추가돼 연 9~14%의 연체금리가 매겨진다. 가산금리가 연 3~6%포인트인 미국, 2.5%포인트인 독일에 비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권은 연체금리를 낮추면 자산건전성이 떨어진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더욱이 지난 2011년 말과 2015년 1분기에 연체이자율을 1~3%포인트가량 내린 바 있어 과도한 인하에는 난색을 표한다.

은행 관계자는 “연체이자는 채무불이행자에 대한 손해배상금에 해당한다”며 “연체가산금리를 내리면 채무자가 성실히 이자를 상환할 유인이 줄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차주의 이자부담이 곧 은행의 수익원이 된다는 점에 주목해 연체가산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연체이자를 낮추더라도 차주가 빚을 갚지 않는다는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시중은행이 보유한 주담대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수준은 대체로 70% 이하로 낮은 편인 것을 고려하면 원금과 이자 손실위험은 매우 낮다”며 “연체이자율을 인하할 경우 은행의 수익은 일부 감소하겠지만 건전성에 대한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