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대통령이 경찰의 날 기념행사에서 직접 언급해 향후 추진 전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72주년 경찰의 날 기념행사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치사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은 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두 기관의 자율적인 합의를 도모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중립적인 기구를 통해 결론을 내겠다"며 별도 협의 기구 설치 가능성도 내비쳤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문 대통령 대선공약으로, 검찰이 수사지휘권을 독점해 지나치게 권력화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경찰에 일부 수사권을 이양하는 방안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오랫동안 논의돼 왔으나, 실무 차원에서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일반 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하고, 검찰은 기소권과 함께 기소·공소유지를 위한 2차적·보충적 수사권만 보유하는 방식으로 조정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은 검찰의 수사권 독점, 기소권 독점, 기소편의주의까지 허용하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검찰 권력이 비대화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 실제 형사사건의 상당 부분을 경찰이 직접 수사하는 상황에서 수사지휘권이 검찰에만 있는 법리 형태는 현실과 유리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검찰과 경찰 사이 입장 차가 크고 검찰 반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실제 수사권 조정을 위한 작업에는 상당한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무일 검찰총장 역시 후보자 시절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검사가 수사하지 않고 기소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별도 기구 설치를 거론한 것도, 양측 입장차가 커 자율 협의가 어려울 경우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