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 <편집자주>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가 불어닥친 13일 오전 경기도 부천의 한 주택가에서 아침 일찍 폐지를 모으러 나온 노인이 폐지를 발견하고 줍고 있다. /사진=허주열 기자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가 사흘째 이어진 13일 오전 옷을 단단히 여미고 나선 출근길에 폐지를 잔뜩 싣고 좌우를 살피며 새로운 폐지를 찾는 한 노인을 발견했다.
이윽고 한 주택 앞 폐지를 발견한 이 노인은 느릿느릿 몸을 움직여 폐지를 주워 이미 1미터 이상 쌓아올린 폐지 더미들 사이로 새로 찾은 폐지를 우겨넣었다.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하루종일 폐지를 모아 팔아도 1만원도 벌기 힘든 게 현실이다. 무게로 물건값을 쳐주는 고물상에선 대략 폐지 10㎏당 1000원가량을 지급한다.


우리나라에서 폐지 줍는 노인 수는 폐지재활용업체 추산 약 150만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70대 이상으로 노구를 이끌고 한여름 무더위, 한겨울 맹추위를 가리지 않고 매일같이 폐지를 줍는다.

지난해 기준 노인빈곤율 47.7%로 노인 절반가량이 가난한 우리나라에서 생계를 이어갈 경제적 수단을 찾지 못한 노인들이 폐지를 줍는 일에 내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연구원의 ‘폐지수집 여성노인의 일과 삶’ 보고서에선 폐지수집을 정책과 제도의 빈틈이 만들어낸 변종직업이라고 정의했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만큼 폐지를 줍는 노인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장담하기 힘들다. 노인이 제대로 대우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양질의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