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한별 기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주담대 금리는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조정되기 때문에 가산금리까지 추가로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시중은행은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를 올린 상황이어서 무리하게 가산금리를 올려 '이자 장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 가산금리 인하 검토

가산금리는 기준금리에 신용도 등의 조건에 따라 덧붙이는 금리를 일컫는다. 채권이나 대출의 금리를 정할 때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위험가중 금리로 신용도가 높아 위험이 적으면 가산금리가 내려가고 반대로 신용도가 낮아 위험이 많으면 가산금리가 올라간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은행이 정한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이다. 코픽스 기준 대출은 은행연합회가 매월 고시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금융채 5년물 기준 대출은 금융채 5년물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다.


이번 가산금리 논란은 신한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시작됐다. 지난 22일 신한은행은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과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각각 0.05%포인트 올렸다.

신한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금리를 올렸고 조달비용이 늘었다는 점을 들어 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미 대출금리에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된 만큼 가산금리를 조정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한은행에서 가산금리 인상 근거를 제출받아 점검한 결과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금리상승기에 편승해 가산금리를 올려 마진을 확대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이자부담을 떠안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신한은행은 금융당국의 지적에 인상된 가산금리를 복원할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적인 금리조정 지속될 듯

당분간 시중은행의 가산금리 변동폭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가산금리 인상근거가 합당하지 않으면 조정토록 유도한다는 방침을 밝혀서다.

금감원은 매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동향을 점검한다. 가산금리가 업무원가, 위험·유동성·신용 프리미엄, 자본비용 가감조정금리, 목표이익률 등으로 구성돼 수시로 조정 가능하기 때문에 인상 시 합당한 근거를 요구한다.

하지만 시중은행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가산금리의 산출방식을 공개하지 않아 가산금리 '고무줄 등락'은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당국도 가산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지만 대출금리 책정은 은행의 '재량권'으로 보고 있어 강압적인 규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취임 후 기자간담회에서 "시중은행이 가계대출과 부동산금융 등 소매영업에만 치중한다. 쉬운 영업에 안주하는 경향이 심화됐다"고 질타했으나 시중은행의 대출 가산금리 조정은 인색했다.

지난 6월 시행한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 개정안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은행연합회가 은행들이 가산금리 주요 항목인 목표이익률을 올릴 때 담당 임원 3~4명이 참여하는 내부 심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등 모범규준을 제정했지만 절차만 복잡해졌다는 평가다.

대출금리 심사위원회가 내부 관계자로만 구성되다 보니 가산금리 인상 자체를 반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는 은행의 대출영업 전략인데 모범규준이 있다고 해서 갑자기 낮추거나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가산금리 책정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이상 자율적인 가산금리 조정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