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국선변호인으로서 단순히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원론적 수준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의 심복으로 통하는 유영하 변호사(57·24기)보다 변론을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평한다.
이 같은 모습의 절정은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결심공판에서 나왔다. 박승길 변호사(43·39기)는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30년, 벌금 1185억원을 구형하자 '눈물의 최후변론'을 펼쳤다.
박 변호사는 최근 끝난 평창동계올림픽을 거론하며 "박 전 대통령이 수년간 올림픽 준비를 하면서 비용, 시설 문제 등을 고민했고 우리 문화와 과학기술을 세계에 알릴 기회로 여긴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박 전 대통령에게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울먹이면서 "박 전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했던 일을 없던 것으로 치부하고 감옥에 가둬야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느냐"며 "실수가 있었더라도 대통령으로서 불철주야 노력한 점, 사적 이익을 취하지 않은 점을 부디 감안해 판결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의뢰인으로부터 큰 돈을 받는 사선변호인도 아니고 재판부 직권으로 선임된 국선변호인이 변론을 하면서 우는 건 보기 힘든 모습이다.
이날 국선변호인단 최후변론은 오후 2시37분쯤 시작돼 6시53분에야 끝났다. 국선변호인단이 예상 소요시간이라고 밝힌 3시간보다 1시간 이상 길어졌다. 이마저도 지난 21일 당초 2시간이라고 재판부에 알렸다가 이날 오전에 3시간으로 변경 공지한 것이다.
오후 2시5분쯤 시작해 불과 30분 만에 끝난 검찰 최종의견 및 구형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28일 국선변호인 체제 첫 공판 증인신문에서부터 100개에 가까운 질문을 쏟아내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일례로 국선변호인단은 지난달 4일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에게 "비정규직 인력들의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정부 정책에 부응하려는 취지가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를 통해 박근혜정부 시절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현재 기업들이 행하는 ‘정규직 전환’이 모두 정부 정책 기조에 따른 행위라고 주장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한화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인이었던 2013년 1월 말에도 계열사 소속 호텔·리조트 서비스인력 등 비정규직 2043명을 정규직으로 일괄전환한다고 밝히고 같은해 3월에 시행했다. 당시 이에 대한 대대적인 언론 보도까지 있었다. 금 부회장도 이를 설명하며 "정부 정책과 관계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