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사업부문 걸쳐 고른 성장
KB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3251억원, 당기순이익 271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증권과 합병 직후인 2016년 말과 비교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KB증권 실적개선의 가장 큰 공신은 전병조·윤경은 대표다. 두 사람은 문화가 다른 두 조직을 융합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점과 지난해 좋은 성과를 낸 공로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특히 은행과 증권 간의 협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증권의 실적개선을 견인한 것은 유가증권과 파생금융상품의 거래(S&T) 및 자기자본투자업무를 하는 자산운용부문이다. 자산운용부문은 2016년 영업수익 3조4856억원, 순손실 1089억원에서 지난해 영업수익이 4조4874억원으로 28% 증가했고 순이익 1327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신재명 S&T부문장 부사장이 자산운용부문의 성과를 주도했다.
IB(투자은행)부문의 실적도 화려하다. 회사채발행, 구조화금융, IPO, 증자 및 인수합병자문 등 기업 자금조달 업무를 하는 IB부문은 순이익 규모로 보면 자산운용부문에 비해 약간 낮지만 영업수익 대비 순이익률(38%)은 자산운용부문 순수익률(3%)을 훨씬 웃돌았다.
IB부문은 지난해 영업수익 3433억원, 순이익 131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은 62%, 순이익은 52% 증가한 것이다. IB부문의 성장을 이끈 것은 전귀상 IB부문장 부사장과 김성현 IB총괄본부장 부사장 등이다. 특히 전병조 대표가 NH증권과 대우증권에서 IB부문을 담당했었다는 점에서 그의 리더십도 실적개선의 근간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위탁·자산관리는 다른 부문에 비해 실적은 크지 않지만 성장세는 가장 두드러졌다. 개인(W/M), 법인 및 기관고객(홀세일)에 대한 위탁영업, 자산관리상품 판매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부문은 지난해 영업수익 9841억원, 당기순이익 8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은 76% 순이익은 133% 증가한 수준이다.
위탁·자산관리 부문은 박정림 WM부문장 부사장과 이재형 WM총괄본부장 전무가 키를 잡았다. 박 부사장은 KB국민은행 여신그룹 부행장으로 은행과 증권 겸직 WM부문장을 맡고 있다. 이 전무는 현대증권 당시 리테일 부문장을 역임했다.
◆조직개편으로 부문별 전문성 높여
KB증권은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지만 증시호황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개별 사업부문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저축은행 중단사업 손실과 퇴직급여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이런 악재들이 지난해 모두 해소된 상황에서 올해는 조직개편을 통한 신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윤 대표는 W/M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전 대표는 IB와 글로벌 사업을 전담하기로 했다. 윤 대표는 가장 사업규모가 크고 본업무라고 할 수 있는 안살림을 맡고 전 대표가 전문역량을 살려 수익성이 높은 IB업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KB증권에 따르면 주요사업 중 IB부문은 오보열 KB국민은행 여신심사본부장 부사장이 그룹장을 새롭게 맡았다. 지난해 KB금융그룹이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에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 KB증권의 3사 겸직체제(매트릭스 조직)를 도입한 데 따른 그룹 차원의 인사다.
올해는 주요 사업부문을 실무적으로 이끄는 임원도 새롭게 선임됐다. W/M부문에는 이형일 전 KEB하나은행 리테일사업본부장이 WM총괄본부장 전무로 신규 선임됐다. 윤 대표와 전 대표가 각각 총괄하는 부문에 새로 임원들이 배치된 것이다.
아울러 KB증권은 올해 주요 사업으로 해외사업 진출과 중소·중견기업 발굴 등을 내세웠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베트남 현지 증권사 '마리타임'을 인수해 현지 자회사 'KBSV'를 출범시켰다. 또한 각 지점에 배치된 해외주식 전문가들을 통해 해외주식 투자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성장기업에 대한 투자확대 및 운용 전문성 제고를 위해 성장투자본부를 신설, IB사업 본연의 투자업무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서울대 공과대학과 업무협약(MOU)을 체결, 유망 중소·벤처기업의 기술을 검토하고 자금력이 필요한 기업는 기업금융(IB)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우수한 중소기업을 발굴한 뒤 은행과 협업해 자금 지원 등으로 성장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이 부문은 송원강 성장투자본부장이 담당한다.
증권사들의 최대 관심사인 초대형 IB 인가도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KB증권은 초대형 IB의 핵심사업인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지만 금리인상 기조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재신청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KB증권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으며 시기가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2분기 안에도 단기금융업 인가를 재신청할 것"이라며 "KB증권과 현대증권이 지난해 조직 융합을 원만히 끝냈고 서로 다른 분야에 강점이 있어 올해부터 시너지가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