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다음달부터 2시간 이상의 전 노선에서 기내탑승 승무원 수를 줄인다. 승무원 인원이 부족해 연차 사용을 제한했던 것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인데 승무원들 사이에서 많은 우려가 제기된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달 1일부터 기종별 탑승(근무) 객실승무원 기준을 하향 조정한다.
대한항공을 포함한 풀서비스캐리어(FSC)의 경우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법정 최소 인원보다 많은 승무원을 배치하는 것이 보통인데 다음달 부터는 법으로 정해놓은 최소 인원만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2시간 미만의 단거리 노선과 소형기종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항공안전법상 객실승무원의 최소 탑승 인원은 101석이상 150석 이하는 3명, 151석 이상 200석 이하는 4명, 201명 이상의 경우 5명으로 규정됐다. 객실승무원이 안전요원의 역할도 겸하는 만큼 운항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셈이다.
대한항공이 이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들은 인력이 부족해 연차 사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1월 객실승무원들은 “연차가 100일이 넘게 쌓여있지만 사측이 반려해 연차를 사용하지 못한다”며 정부 중재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을 제기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국적항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운항ㆍ객실승무원 근무실태 특별점검에서도 이에 대해 지적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사측은 노조와 협의회를 열어 팀휴가는 상하반기 각각 5일씩 총 10일 부여하고, 개인휴가는 팀휴가 10일 이외 가능한 범위 내 최대한 반영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승무원들 사이에선 우려가 커진다. 익명게시판 앱 블라인드에는 사측의 조치에 대해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총괄부팀장을 제외하면 250명의 고객을 4명이 모두 담당하게 된다”며 “회사가 서비스를 포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올라왔다.
대한항공 한 승무원은 “FSC는 객실승무원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LCC에 비해 많다”며 “현재도 서비스 오더(요청)가 몰릴 때는 정신을 차리기 어려운데 승무원이 줄어든다면 업무량은 과도해지고 서비스의 질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같은 지적에 “연차휴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며 “국토부 권고에 따라 올해 500명 이상의 객실 승무원을 채용할 예정이지만 추가되는 인력의 교육기간 등을 감안하면 당장에 다른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업무 효율성이 강화를 통해 승무원의 과중한 업무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대한항공은 신문 세팅 등 기존에 승무원이 하던 업무를 지상조업사에 이관하고 대고객 서비스 절차를 단순화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