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는 2018년 연중기획 시리즈 ‘혼돈의 2030, 길을 찾아라’를 진행한다. 생활비푸어, 웨딩푸어, 하우스푸어, 베이비푸어, 메디푸어 등 벗어나기 어려운 가난의 질곡 속에서 살아가는 이땅의 젊은이들. 정부와 지자체는 부채에 미래를 저당 잡힌 청년층을 위해 금융지원과 신용회복제도 등을 운영하지만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는 다가서지 못한 수준이다. 대학 등록금 대출로 시작해 평생 빚에 포박돼 살아가야 하는 푸어세대의 실태를 들춰봤다. - 편집자 -
사회인으로 첫발을 제대로 떼기도 전 빚더미에 신음하는 청년이 늘어난다. 정부와 지자체는 과도한 부채로 미래를 저당 잡힌 청년들에 손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정부·지자체의 지원 정책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사회초년생 규모가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빚더미에 신음하는 청년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공동 조사한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청년 가구주의 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세 미만 가구주의 평균 부채는 2016년 1681만원에서 2385만원으로 41.9%나 급증했다. 30대 가구주의 평균 부채는 2016년 5920만원에서 지난해 6872만원으로 16.1% 늘어 대비된다.
같은 기간 전체가구의 평균 부채가 6719만원에서 7022만원으로 4.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청년가구의 부채 증가율은 30세 이하는 10배 이상, 30대는 4배가량 높은 셈이다.
또한 금융위원회의 ‘청년·대학생 금융실태조사’에서 대출 경험이 있는 청년층은 20.1%로 5명 중 1명 꼴이다. 이 중 13%는 은행이 아닌 '고금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렸다. 여기서 대출 경험자의 15.2%는 이자를 제 때 갚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4.5%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정부의 청년금융지원 활용
정부는 청년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청년의 채무를 면제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한다. 채무를 3개월 이상 연체한 대학생 및 미취업청년이 대상이다. 개인워크아웃 기준에 따라 채무를 감면해주고 대학 졸업 때까지 채무상환을 유예해준다. 또 졸업 이후 취업 때까지 최장 4년 이내 추가 상환유예하며 최장 10년 이내 분할상환을 지원한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은 일반상환 학자금대출(9~10분위 대상)과 든든 학자금 대출(1~8분위 대상), 농어촌 출신 학자금대출 등이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의 대학생·청년 대상 햇살론, 생활자금대출, 고금리 전환대출 등도 고려할 수 있다.
햇살론 대상은 만 19~29세 청년 및 대학생 중 신용등급 7등급 이하,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차상위 계층, 근로장려금 신청자격 요건자 등이다. 고금리전환대출 및 생활자금대출 대상은 대학(원) 재학 또는 휴학 중이거나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에서 학습중인 성년자, 연소득 3000만원 이하, 6개월 이내 대출 연체 90일 이하 등이다.
대학(원)에 재학 또는 휴학 중인 청년, 연 3500만원 이하의 소득이 있는 만 29세(군필자의 경우 31세) 이하 청년에게는 소액금융 신용보증도 지원한다. 생활자금대출과 고금리전환대출의 보증한도는 최대 1200만원이다.
◆지자체마다 청년부채 해법 찾기
지자체들도 저마다 청년 부채를 덜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장학재단과 함께 학자금대출 연체로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청년의 신용 회복을 돕는다. 서울지역 대학생은 ‘서울에 주소를 둔 국내 대학 재학생 및 졸업 후 2년 이내 미취업자를 포함한다. 이들의 신용유의정보 등록 해제 및 대출이자 지원 등을 추진한다.
경기도는 이달 말까지 ‘2018년도 상반기 대학생 학자금대출 이자지원’ 신청을 접수한다. 부모 등 직계존속이 현재 1년 이상 경기도에 주민등록이 돼있고 한국장학재단에서 대출받을 당시 소득분위 8분위 이하인 대학생이면 신청 가능하다.
광주광역시는 학자금 부담과 취업난으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지역 청년의 자립과 생활안정을 위한 ‘광주청년 금융복지 지원사업’ 중 하나로 ‘광주청년 드림은행’을 운영한다.
대구광역시는 ‘대구청년빚쟁이네트워크’을 설립해 청년 정책 모니터링, 지역사회 민·관협의체 구성, 청년부채 캠페인 등을 펼친다. 올 하반기에는 청년들이 저금리로 소액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청년자조금고' 기금을 마련하고 내년에는 청년 금융·부채 상담센터를 설립할 방침이다.
부산광역시도 청년 부채를 비롯한 일자리, 주거, 복지 등을 지원하는 ‘청년 디딤돌 플랜’을 시행한다. 청년 디딤돌 카드로 구직활동비를 지원하고 중소기업에 3년간 근속한 청년을 대상으로 장기근속을 유도한다. 또 목돈 마련 기회를 제공하는 ‘청년희망적금 2400’(부산형 청년내일채움공제)을 운영한다.
학자금 대출 연체 등으로 신용불량자가 된 부산 청년의 자활을 지원하는 ‘청년 부비론’, 편의점 아르바이트, 일용직 근로자 등 저소득 청년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청년희망날개통장’, 지역 대학생들에 대한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신혼부부의 결혼 비용을 지원하는 ‘부산드림결혼식’ 등도 지속 추진한다.
◆취업 후에도 지우기 힘든 '신용불량자' 낙인
다만 청년부채 문제 해결은 단순히 저금리 대출 알선 등을 지원하는 방향이 아닌 질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장 생활비가 부족해 임시방편의 선택을 했다가 향후 정상적인 경제생활이 어려워진 청년들의 사례가 넘치기 때문이다. 구직이 어려워지면서 학자금에 이어 저금리 대출까지 갚지 못하는 청년이 많아지고 있다.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관계자는 “재무상담을 요구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청년들은 학자금 대출이나 생활자금 등으로 인한 소액 부채에도 금리 부담이 커 상환이 어렵고 이로 인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들은 대부분 소득이 거의 없거나 적은 탓에 신용등급이 낮아 2·3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한국장학재단이 지원하는 학자금 대출을 받더라도 신용도가 악화되는데 개인신용평가 시스템에 대한 재점검 등 다각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청년 대출 문제는 구조적으로 발생한다”며 “부채가 많은 상태에서 구직할 경우 취업시장에서 선택지가 좁아지고 취업을 하더라도 노동 의욕을 떨어트려 미래에 대한 성취동기를 잃게 한다는 점을 알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청년정책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1호(2018년 5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