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교보생명 광화문 사옥 전경./사진=교보생명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교보생명이 AXA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는 KDB생명 인수전을 벌이고 있다. OK금융그룹은 예별손해보험 인수 절차를 진행 중이다. 보험사들은 외형 확대를, 금융그룹들은 빠진 사업 영역을 채우기 위해 M&A에 나서면서 업계 재편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악사손보 인수를 위한 자문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자문사 선정 이후 이르면 이달 중 실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악사손보 매각가를 3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교보생명도 인수 검토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아직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인수 여부나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이 악사손보를 노리는 배경에는 종합금융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이 깔려 있다. 교보생명은 올해 SBI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생명보험과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지만 손해보험 계열사는 없다. 악사손보를 품으면 금융 포트폴리오 빈칸을 채우는 동시에 향후 금융지주사 전환에도 힘을 실을 수 있다.

악사손보는 교보생명과 인연도 깊다. 전신인 교보자동차보험은 교보생명이 운영하다 2007년 프랑스 AXA그룹에 매각한 회사다. 교보생명은 2020년과 2023년에도 악사손보 인수를 검토했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약 20년 만에 과거 매각했던 손보사를 다시 품게 된다.

한화·흥국·한투, KDB생명 놓고 3파전

생명보험업계에서는 KDB생명 인수전이 진행 중이다. 지난 7일 마감된 본입찰에는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3곳이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산업은행은 제안 가격과 자본확충 계획, 거래 종결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후보들의 셈법은 다르다.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은 KDB생명을 통해 생명보험 본업의 외형을 키울 수 있다. 특히 한화생명은 애큐온캐피탈 인수도 추진하며 보험과 비보험 금융사업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반면 보험 계열사가 없는 한국투자금융지주는 KDB생명을 품으면 보험업에 새로 진출하게 된다. 같은 매물을 두고 기존 보험사는 몸집 확대를, 금융그룹은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구조다.

OK금융도 보험 진출…손보업계 재편

손해보험업계에서는 OK금융그룹의 예별손보 인수가 진행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예별손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OK금융그룹 계열 오케이넥스트를 선정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저축은행을 주력으로 해온 OK금융그룹도 처음으로 보험업에 발을 들이게 된다. 금융그룹 입장에서는 보험사를 새 성장축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셈이다.

롯데손해보험도 잠재적인 M&A 매물로 남아 있다. 대주주 JKL파트너스는 신한금융지주와의 단독 매각 협상이 결렬된 이후 공개매각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손보까지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오면 하반기 손해보험업계 M&A 판도 더욱 커질 수 있다.

커지는 M&A 판…자본력이 성패 가른다

다만 잇단 인수전이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자본 여력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사는 인수대금뿐 아니라 인수 이후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 자본확충까지 감당해야 한다. 특히 KDB생명과 예별손보처럼 정상화 과정에서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한 매물은 인수 이후 부담까지 따져봐야 한다.

향후 보험사 자본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매물의 가격과 건전성, 인수 후보의 자금력이 거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자체 성장만으로 외형을 크게 확대하기 어려워 M&A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며 "인수 이후에도 자본 투입이 필요한 만큼 결국 자금 여력이 거래 성사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