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된 코스닥 벤처펀드가 IPO(기업공개) 시장을 뒤흔든다. 코스닥 벤처펀드 출범 이후 코스닥 IPO 기업들의 수요예측에 자금이 몰리며 경쟁이 과열되는 모습이다.
시장 일각에선 기관들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보다는 수급에 급급해 과도한 베팅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스닥벤처펀드 1‧2‧3호 공모주 수요↑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현대사료의 기관투자자 IPO 수요예측이 진행됐다. 현대사료의 공모가밴드는 5700~6600원으로 예상 공모금액은 약 87억~101억원이다. 현대사료 전체 공모 물량 중 30%가 코스닥벤처펀드에 우선 배정된다.
주관사 신한금융투자는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뒤 일반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현대사료 수요예측에서도 앞서 진행된 세종메디칼, 제노레이 수요예측과 마찬가지로 기관투자자들이 공모 밴드 상단 근처로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사료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다소 낮게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할인율로 35.2~44% 가량 적용됐다. 피어그룹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1.17배인 가운데 현대사료의 지난해 실적 기준 PER은 6~7배 정도로 추산된다.
다만 제노레이와 세종메디칼의 경우 증권가에선 밸류에이션이 다소 높게 책정됐다고 평가했지만 코스닥 벤처펀드 물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용사들의 수요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 벤처펀드 규모가 2조원을 훌쩍 넘긴데다 코스닥 IPO 기업들의 공모주 물량이 많지 않아 수요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전체 자산의 15% 이상을 벤처기업이 신규로 발행하는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메자닌에 투자해야 한다. 35%는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지정 해제된 지 7년 미만 기업주식으로 채워야 한다. 최근 메자닌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코스닥 상장기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기관 '상단 베팅'… 공모주 가치 왜곡 우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코스닥 벤처펀드 출범 이후 IPO 기업 수요예측에 앞서 정확한 기업가치 분석이 무의미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청약하기보다는 과도한 수요예측 경쟁률로 공모가격에 거품이 끼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IPO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이 공모가 하단에 베팅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 때문에 공모에 나서는 신규상장 기업들은 밸류에이션을 높게 받기 위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작업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코스닥벤처펀드 등장 이후 운용사들이 공모주 배정에 특화된 펀드로 자금몰이를 하려다보니 공모가 상단에 베팅하는 모습”이라며 “이는 공모주 시장에 거품을 형성하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