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

“기업은 국민과 사회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영속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활동 하나하나가 더 나은 고객의 삶을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임해야 하겠습니다.”
20일 숙환으로 별세한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2017년 신년사 중 일부다. 구 회장은 사회공헌에 대한 남다른 철학으로 진정성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사회 각계로부터 ‘존경 받는 기업인’으로도 평가받는다.

구 회장은 2015년 LG복지재단을 통해 ‘LG의인상’을 제정해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는 취지로 우리 사회의 의인들을 지원하는 ‘LG의인상’을 만든 것이다.


현재까지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소방관, 경찰, 군인 등 ‘제복 의인’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 위해 위험을 무릅쓴 크레인·굴착기 기사와 같은 ‘시민 의인’ 등 70명이 넘는 ‘LG의인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구 회장은 ‘의인상’ 외에도 의로운 행동과 투철한 책임감으로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된 이들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지난해 강원도 철원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목숨을 잃은 유가족에게는 사재로 위로금 1억원을 전달했다.

당시 숨진 사병의 아버지가 자식을 잃은 비통함 속에서 “빗나간 탄환을 어느 병사가 쐈는지 밝히거나 처벌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구 회장은 “자식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사격훈련 중 빗나간 탄환을 쏜 병사가 지니게 될 심적 타격과 그 부모의 마음까지를 헤아린 사려 깊은 뜻에 매우 감동받았다”며 “그분의 깊은 배려심과 의로운 마음을 우리 사회가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히며 사재를 전달했다.

앞서 2015년 LG는 구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의 뜻에 따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폭발로 다리를 잃는 중상을 입은 2명의 젊은 우리 군 장병에게 치료와 재활 등에 쓰이길 바라며 각각 5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해 큰 화제가 됐다.

구 회장은 1997년 자연환경 및 생태계 보존을 위한 공익재단인 LG상록재단을 설립한 것을 비롯해 문화, 교육, 복지 분야의 LG 공익재단 대표로서 사회공헌활동을 펼쳤다.

특히 구 회장은 “우리 후대에게 의미 있는 자연유산을 남기고 싶다”는 평소 의지에 따라 LG상록재단을 통해 경기도 곤지암 일대에 생태수목원 ‘화담숲’을 조성하며 현대인들의 자연 속 휴식공간을 제공한 것은 물론 자연환경 보존에 대한 인식을 뿌리내리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정답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의 화담은 구본무 회장의 아호이기도 하다.

4300여종 이상의 식물과 20여개의 테마정원으로 조성된 화담숲은 다양한 꽃과 나무들이 자연생태 그대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연간 입장객이 90만명에 달하며 구 회장의 뜻에 따라 반딧불이, 원앙, 남생이 등 사라져 가는 토종 동식물의 복원을 위한 연구의 장으로도 활용 중이다.

우수 품종의 무궁화 500주를 식재한 ‘무궁화동산’도 있다. 구 회장은 LG상록재단을 통해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병충해에 강하고 가정에서도 쉽게 기를 수 있는 국내 첫 ‘실내용 무궁화 품종’을 개발하도록 했으며 또 청소년들이 무궁화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전국 1000개 학교에 화담숲 인근 양묘장에서 기른 무궁화 묘목을 무상 보급하는 활동도 전개토록 했다.

또한 한반도에서 관찰된 조류 450여종을 망라한 조류도감 ‘한국의 새’를 발간하는 등 조류 보호에도 앞장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