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가 헌법에 어긋나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이 24일 열린다. 이번 공개변론은 6년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낙태죄를 합헌이라고 판단한 과거와 다른 결정이 나올 지 주목된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낙태죄 관련 형법 269조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의 공개변론을 진행한다.
형법 제269조 제1항(자기낙태죄)은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270조 제1항(동의낙태죄)은 '의사 등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보다 우선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다. 모자보건법 시행령에 따르면 임신중절수술은 임신 24주 이내인 사람에게만 허용된다.
청구인 측은 "태아는 그 생존과 성장을 전적으로 모체에 의존하므로 태아가 모(母)와 동등한 수준의 생명이라고 볼 수 없다"며 "자기낙태죄 조항은 여성이 임신·출산을 할 것인지 여부와 그 시기 등을 결정할 자유를 제한해 여성의 자기운명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해관계인 측은 "낙태의 급격한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모자보건법에 따라 예외적으로 낙태시술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 헌재 구성이 달라진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헌재 공개변론 당시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모두 퇴임한 상태다. 현재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위헌정족수에 해당하는 6명은 "태아의 생명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조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헌재는 지난 2012년 8월 낙태죄 관련 형법 270조1항의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4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위헌 결정은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당시 헌재는 "만일 낙태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현재보다 훨씬 더 낙태가 만연하게 될 것"이라며 "임신 초기나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를 허용하지 않은 것이 임부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산부인과 의사 A씨는 지난 2013년 11월부터 지난 2015년 7월까지 총 69회에 걸쳐 임신중절수술을 한 혐의(업무상승낙낙태 등)로 기소됐다. 1심 재판을 받던 도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2월 직접 헌법소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