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보다 개별기업 가치에 주목
올 초 코스피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뜨겁게 달아오른 국내증시는 2분기 이후 조정장세를 보였다. 미국 금리인상 이슈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 속에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3분기에도 약세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1월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해 한때 2588.87을 기록했다. 이후 코스피지수는 조정을 받으면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우려가 확산되면서 2300선까지 하락했다.
특히 국내증시에서 주목을 받았던 바이오주와 남북경협주 등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며 투자자들의 불안은 가중됐다. 바이오 대장주로 불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등은 올해 고점 대비 20~50%까지 하락했고 대표적인 남북경협 수혜주인 현대건설도 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업종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개별 기업의 가치에 주목하는 새로운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특정 업종을 타겟팅해 ‘이 업종을 오래 보유하고 있으면 수익이 난다’는 식의 투자전략이 과거에는 통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전개되는 장세에서는 오히려 그 효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대응에 있어서 상당히 능동적이어야 한다. 마냥 기다리는 투자가 연초까지는 먹혔을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맺고 끊는 것이 필요하다”며 “종목 분석과 함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단기적인 대응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실적이 개선되는 종목에 주목하는 전략도 요구된다.
이창묵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3분기 실적이 개선되는 섹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계절적으로 호실적을 기록하는 IT업종이나 화장품, 면세점 등 중국 관련 수혜주, 증권, 은행 관련 금융주 등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신성장 산업과 중국의 시장개방 모멘텀이 있는 미디어·게임소프트웨어 업종이나 극단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상태에 있는 종목 중 경기회복 기대감이 있는 건설·기계업종, 지배구조 개선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관련한 지주사·증권보험 등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
주가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을 노릴 수 있는 배당주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증시의 주요 이슈인 미국 Fed(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분쟁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변수”라며 “배당이 높은 우선주 등에 주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반등 장세 어려워
국내 증시에 악재가 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강세 현상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강대국 간 무역분쟁 우려는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의 임기인 2020년까지 반복적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 선거를 기점으로 무역 분쟁 우려는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영호 센터장은 “무역전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단기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하지만 여려 측면에서 봤을 때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분쟁이 일어나는 원인은 무역 불균형 때문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은 위안화 절상과 시장개방”이라며 “이전에도 미국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 요구뿐만 아니라 내수 확대를 통해 성장을 주문한 것도 결국은 소비와 투자 확대를 통한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환율강세와 수요증대는 결국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중 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3분기 반등은 가능하지만 약세장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미국 이외의 지역 간 경제 펀더멘털, 통화정책 격차가 확대됨에 따라 달러강세 압력이 지속되면서 신흥국 불안이 커질 수 있고, 연말쯤 미국 경기가 정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형렬 센터장은 “미국과 중국 모두가 기싸움을 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이 과정에서 실질적인 가계나 기업에 피해가 발생하게 되면 정책담당자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으며,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악재는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올 하반기 장세는 현재 위치가 우리기업의 적정가치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상승에 대한 집착과 낙관적인 기대보다는 현재 시장 위치에서 지금의 수준을 지켜낼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 하반기 관전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창목 센터장은 “달러 강세의 경우 계절적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우려가 4분기로 가면서 점차 낮아짐에 따라 압박이 감소할 것으로 본다. 이는 이머징 시장의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