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16~2017년 촛불집회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가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과 관련,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송영무 국방부장관에게 10일 지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현지에서 직접 지시를 내렸다. 문 대통령은 독립수사단이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도 수사하도록 지시했다.
군내에 독립수사단을 구성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독립수사단은 군내 비(非)육군, 비기무사 출신의 군검사로 구성될 예정이다. 검찰이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강원랜드 외압 사건 등을 조사했던 것 등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독립수사단장은 송 장관이 지명한다. 지명된 단장이 독립수사단을 구성해서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그 누구에게도 지휘받지 않고 보고하지 않는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한다.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수사를 보장한 것이다.
수사는 '계엄령 검토'와 관련한 사실관계 파악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누구의 지시로 기무사가 계엄령 검토 문건을 만들었고 누구에게 보고를 했는지 등을 밝히는 게 관건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건을 만들게 된 경위, 기무사가 누구에게 지시를 받고, 또 보고를 했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안이 위중하다고 판단하고, 인도 현지에서 지시를 내렸다. 국방부와 청와대 참모진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관련 내용을 폭로한 이후 면밀하게 해당 사안을 들여다봤다. 청와대 참모진은 지난 9일 현안점검회의 이후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인도의 문 대통령에게 전했고 문 대통령이 결심을 내렸다.
김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전·현직 국방부 관계자들이 광범위하게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 현 기무사령관이 계엄령 검토 문건을 보고한 이후에도 수사가 진척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기존 국방부 검찰단 수사팀에 의한 수사가 의혹을 해소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대통령 지시의 배경을 설명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따로 설명을 안 해도 문건에 나온 내용들, 자체 의미만으로도 충분히 무거운 사안이다. 대통령이 순방을 다 마친 뒤에 수사를 지시하는 것은 너무 지체가 된다고 판단한 듯하다"며 "현재 민간인 신분의 인사가 관여됐을 경우에는 군검찰에 수사 권한이 없다. 그럴 경우에는 검찰 등도 같이 수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철희 의원이 지난 5일 공개한 기무사의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수행방안' 문건에는 지난해 3월10일 있었던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에 따른 시나리오가 담겨있었다. 탄핵안이 기각될 경우 위수령과 계엄령을 통해 시위를 막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계엄령 선포권자가 대통령이다. 발동권자에게 보고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며 "실제로 탄핵이 기각됐더라면 이 시나리오대로 갔을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