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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잇단 금리 인상과 국내 부동산 가격 상승, 소비자 물가 상승 등의 여파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국내 금융권까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청와대까지 나서 한은의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10월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금융불균형 해소’를 재차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날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하면서 금융불균형이 누증되고 있다”며 “금융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하고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앞서 9월20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2018년 2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 가계부채는 149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보다 7.6% 늘어난 것으로 한국경제의 뇌관인 가게 빚 문제가 더 심각해 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가게부채 증가율이 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2.7%포인트 더 높게 나타난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득보다 빚이 더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소득과 부채 증가율 간 격차도 금융위기 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8배쯤 높다는 점을 부각했다.

김 총재의 발언에 앞서 청와대도 금리인상 필요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기준금리를 인상해서 가계부채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견해를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이 총재의 ‘금융불균형 해소’ 발언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이 총재는 이날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 투자는 미흡한 상황이다. 합리적인 규제 완화 등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투자심리를 제고해 지속 성장의 기반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긴요한 과제이다”며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창출능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을 지속해 나가는 등 향후 10년을 바라보는 정책적 노력이 중요한 때”라고 현 시점의 정책 변화를 강조했다.


◆금융권, 금리인상 필요성 공감대 형성

국내 금융권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공감하는 모양세다. 하나금융투자는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은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선 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10월 채권전망' 보고서에서 “선진국 금리 상승과 유가, 유로 지역 물가 상승은 단기적으로 국내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내년 경기둔화와 관련한 인식이 커지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평균 연 1.95%, 10년물은 연 2.35%대로 회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내년에도 3차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신흥국 통화 약세, 유가 상승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영선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도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은이 10월 중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9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인상돼 한은의 물가목표치인 2%에 임박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것이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한은이 10월에 금리 인상 신호를 주는데 그치고 있다”며 “11월에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보지만, 예상된 11월 인상이 10월에 나올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금리인상 후폭풍 어쩌나?… 부정 여론 ‘봇물’

한은의 금리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달 30일 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한국의 가계신용은 149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87조9000억원보다 7.6%(105조3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은행 빚이 있는 가계의 이자 부담은 2조3000억원이 늘어난다. 제1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저신용자나 여러 곳의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의 이자부담은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금리인상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5일 금리인상 압박이 커지는 상황을 두고 “한은이 금리 인상 시기를 놓친 것은 가계부채 관리에 실패한 문재인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2.25%로 인상했고, 그 결과 미국과 한국 사이의 금리 차이는 0.75% 포인트나 벌어지는 유례없는 상황에 발생했다”며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여당 의원까지 대놓고 금리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불균형’을 언급한 이주열 총재의 발언에도 독설을 날렸다. 이 대변인은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제와서 금융불균형 누증을 점진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금리인상의 시기를 놓쳤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실패로 집값이 폭등해 가계부채가 늘어났다”고 토로했다.

한편, 올해 2분기 가계부채 잔액은 1493조2000억으로 지난해보다 105조2000억이 늘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년 전에 비해 2.3% 포인트 상승해 중국과 홍콩에 이어 전세계에서 세번째로 빠른 증가속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