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존하던 대내외 리스크에 유럽시장 불확실성까지 커지고 있어 증시 반등 여부는 예단하기 어려워졌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5.61포인트(2.57%) 하락한 2106.10에 거래를 마치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장 마감 직전까지 2099선에서 머물렀지만 막판 소폭 반등에 성공, 2100선을 간신히 지켰다.
증시 폭락은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이탈 여파가 크다. 개인은 6411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4186억원, 2428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이탈리아 정부가 EU 집행부의 요구 거절로 유럽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EU의 재정위기 경고에도 재정적자를 대폭 늘린 내년도 예산안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재정적자 목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8%였지만 새로 들어선 포퓰리즘 정부는 2.4%로 설정했다. EU는 이탈리아 국가 부채를 감안했을 때 그리스와 같은 채무위기를 우려하고 있어 양측 갈등이 깊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증시 발목을 잡았던 한미 금리차 확대,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도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은행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해 대내외 금리차를 좁히지 못했다. 다음날 인상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장담하기 어렵다.
연기금의 팔자 기조도 증시 부진에 한몫했다. 이날 연기금은 1717억원 순매도해 지난 ‘검은 목요일(11일)’ 332억원 순매수하며 방어진을 친 것과 대조를 보였다. 연기금이 1000억원 이상 순매도한 것은 지난달 28일(1083억원) 이후 처음이다. 금융투자사들은 1151억원 순매수하며 급락장에서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자금이탈은 아시아시장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라며 “최근 계속되는 미국시장의 금리 상승세,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부담에 더해 이탈리아가 EU 집행부 요구를 거부하고 포퓰리즘 예산을 고수하면서 유럽 불안정성이 커진 것이 외국인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중 코웨이(0.12%)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삼성전자(-1.15%), SK하이닉스(-1.29%), 셀트리온(-8.19%), 삼성바이오로직스(-6.60%), LG화학(-2.52%), 삼성물산(-3.43%), SK이노베이션(-3.27%), 한국전력(-4.54%), 삼성SDI(-4.58%)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보다 25.15포인트(3.38%) 하락, 719.00에 장을 마감하며 720선이 무너졌다. 개인과 기관은 1016억원, 115억원 각각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1158억원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