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며 면박을 줬다는 의혹이 최근 통일부 국감에서 제기됐다.
이에 대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해당 의혹에 대해 국감현장에서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고 답했다가 지난 1일 “공식 경로가 아니라 건너건너 얼핏 들었다”고 말을 바꿔 정치권을 중심으로 진실공방이 치열하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기업 총수 너녀명에게 직접 연락한 결과 그런 이야기를 들은적 없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오히려 원내대표가 기업인들에게 입막음용 전화를 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얘기(냉면 발언)는 들은 바 없다”고 해명하는 등 이번 사태의 불똥이 재계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한 국내 6개 그룹에 대북사업 보고를 요구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재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주한 미 대사관을 통해 삼성과 현대차, SK, LG, 포스코, 현대 등 그룹 총수나 최고경영자(CEO)가 방북 수행단에 포함됐던 6개 그룹에 대북사업 계획 등에 대한 보고를 요청했다가 이를 전격 취소했다.
미국 측은 이들 그룹에 방북 전후로 검토 중인 대북사업 준비 상황 등을 알려달라면서 일정을 조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자칫 ‘경제주권 침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기업과의 직접 접촉을 감행한 이유는 사실상 대북사업 전개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23일 방북 특별수행원 뒷풀이 자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이 줄줄이 불참한 것도 이 같은 이상 기류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을 방증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요구는 사실상 대북제제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대북사업 전개하지 말라는 경고일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마무리, 완전한 비핵화 검증, 유엔제재 완화 등의 절차를 밟기 전에는 성급히 대북사업 등을 추진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 부응하려다가 대미 수출 제한 등 예기치 못한 역풍을 맞을 맞을수도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남북경협 추진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