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국물에 밥 한그릇 말아 먹는 탕반 문화는 서민의 밥상으로 전해 내려온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문화다. ‘3첩~7첩 반상’으로 구분짓는 한상차림이 양반가 음식에 기반을 뒀다면 국밥은 농공상인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은 하룻밤 꼬박 새며 진한 국물을 우려내야 하는 대표적인 슬로우 푸드이기도 하다. 아무튼 별도의 반찬 없이 든든한 한끼가 될 수 있는 탕반 중 하나인 곰탕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를 중시한 소비 트렌드와 맞물린 결과다. 유명 셰프들이 앞다퉈 특색 있는 곰탕이나 국밥을 선보이는 현상도 흥미롭다. 한겨울 칼바람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는 곰탕 맛집을 찾아가 보자.
◆봉쥬르밥상
카페나 파스타집과 같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 서예를 전공한 큰딸의 붓터치를 더해 모던한 분위기가 살아난다. 은근한 전통미가 배어나 친근한 한식 밥상과 잘 어울린다. 이런 콘셉트 덕분인지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20·30대 젊은 여성과 아이를 동반한 가족고객까지 전 연령층이 즐겨 찾는다.
좋은 재료만 엄선해 인공 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메뉴로도 입소문이 났다. 저염식단을 추구하기 때문에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이들에게는 다소 심심할 수 있다.
대표 메뉴인 ‘뽀얀봉밥탕’은 최상급 한우 양지와 사태, 사골을 정성껏 우린 국물과 밥을 함께 낸 사골탕반이다. 집에서 끓인 곰탕처럼 끈적임 없이 깔끔한 국물이 특징이며 구수하고 깊은 사골의 맛이 일품. 탕에 추가할 고기는 힘줄 또는 양지, 사태 중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뼈가 아닌 양지, 아롱사태로만 푹 끓인 곰탕인 ‘맑은봉밥탕’은 맑고 개운한 맛을 즐기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겨울철에는 영양 가득한 사골국물을 베이스로 한 ‘굴떡국’도 계절메뉴로 내놓는다.
뜨끈한 탕에 곁들여 먹기 좋은 ‘소고기 부추 비빔밥’도 건강을 듬뿍 담은 메뉴다. 5가지 재료와 참기름, 고추장 대신 간장이 들어가는데 얼핏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엄선한 채소와 신선한 고기, 방앗간에서 진하게 짠 참기름, 집에서 직접 담근 간장으로 만든 양념장 등 정성을 가득 담았다.
건강하게 먹어야 할 음식을 만드는 만큼 효율성, 채산성과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게 철칙. 이 때문에 탕반 한그릇을 만들어낸 재료를 알게 된 뒤 ‘이게 가능한 가격인가?’라고 걱정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가성비가 높다.
맛집의 기준이 단순히 맛과 가격이 아닌 식재료의 질과 메뉴의 건강성, 주인의 정성까지 평가되면서 봉쥬르밥상의 가치도 높아졌다. 이름만 ‘집밥’이 아닌 진짜 집밥의 정성을 오롯이 담은 탕반으로 춥고 건조한 겨울날씨를 이겨내는 건 어떨까.
메뉴 뽀얀봉밥탕 1만원, 맑은봉밥탕 1만원
영업시간 (매일)11:00~22:00 (일)11:00~21:00 (월 휴무)
◆옥동식
돼지곰탕(보통) 8000원, 특곰탕 1만4000원/ (점심)11:00~14:00 (저녁)17:00~19:30
◆애성회관 한우곰탕
곰탕 8000원, 한우수육 4만5000원 / (점심)10:00~15:00 (저녁)17:00~21:00
◆푸주옥
설렁탕 1만원, 도가니탕 1만 8000원 / (매일) 00:00-24:00 (24시간영업)
☞ 본 기사는 <머니S> 제571호(2018년 12월19~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