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금융당국의 ‘마케팅비 축소 수술’에 맞서 문화사업 투자 등을 통한 ‘우회 마케팅’에 나설지 주목된다. 과다 마케팅 경쟁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로 마케팅비 축소가 불가피한 카드업계는 문화사업 지분투자 형식으로 수익과 마케팅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는 문화사업에 지분투자를 늘려 최근 성과를 내고 있는 하나카드에 주목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공연기획전문기획사에 투자해 지난해 11월부터 1년여 동안 다양한 공연을 무대에 올려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공연기획사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와 1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금을 조성해 카를라 브루니의 첫 내한공연을 주최한 하나카드는 같은해 10월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와 공연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여러 뮤지컬을 선보였다. 문화사업 투자를 위해 하나카드는 지난해 8월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하나카드의 문화사업 부문 투자가 주목받는 건 ‘충성고객’에 대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어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무이자할부 등 카드상품에 탑재되지 않는 일회성 마케팅은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지만 비용대비 수익은 낮은 편”이라며 “문화사업 투자의 경우 마케팅 효과는 물론 투자에 대한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과다 마케팅 관행 수술을 예고한 가운데 ‘우회 마케팅’이 가능한 점도 문화사업 투자에 관심을 갖게 하는 요소다. 대형 유통사는 물론 문화공연 업종에의 일회성 마케팅 축소가 불가피하지만 ‘투자’ 형식을 빌리면 직접 마케팅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발표한 카드수수료 종합개편 방안의 후속조치로 최근 관계 기관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내년 1월 말까지 마케팅비 과다경쟁 해소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관건은 투자 리스크다. 카드회원의 신용도 평가가 주업무인 신용카드사가 문화공연의 성공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선 사전 시장분석은 물론 파트너 기획사가 안정적인 공연 제작환경을 제공하는지 등을 따져야 하지만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문화공연이 성황리에 마칠 수 있다면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만 리스크가 작지 않아 쉽게 투자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문화공연 부문뿐 아니라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에의 투자는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