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때 쇼트트랙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폭행당했다. 손가락 뼈 골절 등 상해를 입거나 동료 중 일부는 선수생활을 관두기도 했다."
상습상해 혐의로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수감 중인 조재범 전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37)가 십수년간 선수들에게 폭행을 일삼았다고 심석희 선수가 법정에서 증언했다.
조씨의 항소심 2차 공판이 열린 지난 17일 수원지방법원에 피해자 신분으로 출석한 심 선수는 선수생활을 하며 겪은 참혹한 일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심 선수는 준비한 메모지를 꺼낸 후 자신이 쇼트트랙 선수생황을 시작한 만 7세부터 겪은 폭행과 폭언을 증언했다.
그는 "나는 그동안 피고인(조 전 코치)과 마주친다는 두려움과 그런 것 때문에 법정에 올 엄두를 못냈다. 그래도 진실이 무엇인지 말씀드리고자 법정에 섰다"며 "조 전 코치가 형사처벌을 받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힘들게 출석했다"고 말했다.
심 선수는 조 전 코치 밑에서 쇼트트랙 선수 생활을 시작한 초교 1년 때부터 폭행을 당하고 온갖 폭언을 들었다. 초교 4년 때는 아이스하키채로 맞아 손가락뼈가 골절되는 부상까지 입었다.
심 선수는 중학생이 됐을 때 폭행의 강도가 더 심해졌다고 진술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동료와 함께 폭행을 당했으며 고막이 찢어지고 손목, 손뼈 등의 상해를 입기도 했다고 밝혔다. 심한 경우는 선수생활을 아예 접은 동료도 있다고 언급했다.
심 선수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폭행이 상습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그간 있었던 일을 다 말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폭로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을 20일 앞둔 시점에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주먹과 발로, 특히 머리를 집중적으로 맞았고 그래서 뇌진탕이라는 상해를 입었다"며 "결국 평창의 꿈이자 목표인, 내 고향에서 열린 올림픽 시합 중에 의식을 잃었고 결국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심 선수는 올림픽을 최대 목표로 삼는 국가대표로서 선수생활에 불이익이 따를까봐 그동안 폭행사실을 외부에 누설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조 전 코치가) 훈련 중에 부모나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못하게 했고 만약 알린다면 '넌 (선수생활) 끝이야'라는 식으로 어렸을 때부터 세뇌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이 같은 범죄를 다시는 저지를 수 없도록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처벌을 받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말했다.
조 전 코치의 선고공판은 내년 1월14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앞서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 9월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조 전 코치는 올림픽을 앞둔 올 1월 중순쯤 훈련과정에서 심씨 등 선수 4명을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