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발표된 정부의 내년도 세제 개편안 가운데 부동산 세제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부부가 공동명의로 보유한 집을 '다주택'으로 봐서 종합부동산세를 매기기로 한 데 대해 분통을 터뜨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개인마다 처한 사정이 다른데도 1주택 보유자를 '거주'와 '비거주'로 나눠 세금에 차등을 두겠다는 발상 자체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높다.
'8·3 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2028년부터는 현재 60%인 조정대상지역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단독명의 1주택자는 70%, 공동명의 1주택자는 '다주택자'와 같은 80%로 커져 부부 공동명의 부택 보유자의 세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또 1인당 9억 원씩 18억 원까지 공제해주던 부부 공동명의 '비거주 1주택'의 기본공제액은 4억 원씩 8억 원으로 줄어든다. 단독명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는 12억 원에서 9억 억 원으로 축소된다.
지금까지 공동명의 주택에 혜택을 줬던 건 재산형성 과정에서 부부 양쪽의 기여를 동등하게 인정한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이번 세제개편으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가구별 과세'였던 종부세가 '인별 과세'로 바뀐 2008년 이후 20년 만에 공동명의 공제가 단독명의보다 낮아졌다. 정부는 실거주자의 경우 공동명의가 여전히 유리하고, 공동명의 때문에 불이익이 예상되면 부부 중 한쪽을 단독명의자로 지정해 세금을 낼 수 있어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비거주 1주택'에 불이익을 주기 위한 무리수가 괜한 문제를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렵다.
취학·직장 변경과 전근·질병·해외 체류·부모 봉양 등으로 제한한 실거주 예외 요건에 대한 불만도 끊이질 않는다. 물려받은 고향 땅에서 농사를 지으려고 서울 집을 세주고 이사했는데 불이익을 받게 됐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자기 집은 세주고, 손주를 봐줄 처가 주변 셋집을 얻은 청년들도 걱정이 많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합리적인 범위,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국민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개인들이 자기 가정의 특수한 사정을 입증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통상 4년인 전세 계약 기간보다 짧은 3년으로 실거주 인정 기간을 정한 것도 현실과 동떨어진 조치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입법 예고가 끝나는 이달 20일까지 접수된 국민의 의견을 반영해 9월 초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의문을 제기할 때마다 예외를 만드는 '땜질 처방'으로 정해진 시한 내에 세제 개편안의 총체적 문제를 모두 바로잡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구 부총리에게 "(세제를) 바꿔서 혜택을 보는 쪽은 가만히 있고, 바꿔서 부담이 늘어나는 쪽은 엄청나게 반감을 가지게 돼 있으니, 무조건 기어서 다니라"고 했다. 부작용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는 세제 개편안 문제가 정책 당국자가 몸을 낮추는 정도로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