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이 부각된 내년 국내증시는 마치 방향성을 잃은 멧돼지 모습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멧돼지 장세’에서 국내증시는 미국발 '달러·유가·금리' 움직임에 따라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다.
올 들어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은 연초부터 부각된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해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에 크게 흔들렸다.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은 중국 위안환율에,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미국 금리 변동성 확대로 이어졌다. 또한 상반기에는 강달러·고유가·고금리 시대에 진입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신흥국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기도 했다.
미·중 무역분쟁은 이번 90일간의 휴전협정에 이어 무역갈등이 봉합되는 수순인 낙관적 시나리오로 전개될 확률이 높을 것이란 관측이다. 연준 통화정책도 정해졌기 때문에 앞서 언급된 불확실성은 비교적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러한 상황에서 달러·유가·금리가 주는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달러·유가·금리 등 세가지 요인이 진정국면에 들어서 국내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19일 종가 기준)은 연초이후 약 6%대 오른 1120원대를 기록했지만 지난 10월 달러강세가 심화되며 1140원대 중반까지 치솟은 후 꾸준히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또 한때 배럴당 80달러대에 육박했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최근 50달러대를 하회했다. 연초이후 20% 이상 낮아진 수치다. 꾸준히 인상됐던 미국 기준금리 역시 내년부터는 다소 완화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은 "미국이 무역분쟁에서 중국의 버티기로 무역압박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저달러·저유가·저금리 전략을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달러 약세는 국내시장에 외국인투자자의 자금을 유입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강한 달러는 신흥시장의 자금이탈을 가속화시킨다”며 “최근 달러 약세 흐름은 미국 쏠림 현상을 완화해 신흥시장의 회복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저유가 전략은 수출 의존도가 높고 산유수입국인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고성장 신흥국(EM)에게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완화된 미국의 금리속도는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금리 역전폭 확대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요소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강달러와 고유가는 신흥국에 무역갈등보다 더 큰 비용상승”이었다며 “고성장 신흥국가들은 저유가일 때 성장 모멘텀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원유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주요 신흥국의 경상수지 적자폭이 축소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연준의 완화된 움직임으로 인해 내년 신흥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분기 중 시장의 변곡점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