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올해 1000대 상장사 가운데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의 수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1996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1000대 상장사 경영 실적 분석’결과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1000곳의 영업이익 규모는 1996년 19조9000억원에서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1997년 25조5000억원으로 28.3% 증가했다.

이듬해인 1998년 13조7000억원으로 46.2% 주저 앉았다. 평균 영업이익률도 2.7%에 그쳤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2002년에는 영업이익 51조6000억원, 평균 영업이익률 7.7%를 기록하며 내실을 다졌다.


2010년에는 99조8000억원으로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에 근접했다. 하지만 2011년~2016년 사이 6년 동안 100조원의 벽을 넘지 못하다 지난해 129조원으로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8.6%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해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국내 상장 기업들은 최근 20년 중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반면 1000대 상장사 중 최근 20년 간 영업적자를 본 기업 숫자는 크게 요동쳤다. 1997년에는 1000곳 중 108곳이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이듬해엔 187곳이 영업손실을 봤다.


이후 1999년과 2000년에는 각각 115곳, 100곳으로 조금씩 줄어들다가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에는 외환위기 당시보다 적자기업이 더 늘었다.

특히 지난 2014년에는 1000곳 중 154곳이 영업손실을 봤다. 올해는 2014년보다 적자기업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 상반기 기준으로 상장사 1000곳 중 150곳이 영업손실을 냈기 때문. 2016년과 지난해 상반기 때 영업적자 기업 수가 106곳, 88곳이었던 것에 비하면 확연히 증가한 숫자다.

/그래프=한국CXO연구소
당기손익 흐름과 관련해서는 유의미한 패턴을 보였다. 지난 1998년 이후 5년마다 그 이전해보다 당기순익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끝자리 년도가 3년, 8년으로 끝나는 해에는 전년도보다 당기순익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내 상장사에 ‘3·8 징크스’가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실제 지난 1998년 당기손익 금액은 23조원 적자였는데, 이는 전년도 당기손실액 5조원보다 더 커진 금액이다. 2003년(27조 원)에는 2002년(32조5000억원) 대비 16.8%나 순익이 감소했다.

2008년(39조1000억원)에는 전년(67조9000억원) 대비 42.4% 감소했고, 2013년(42조3000억원)에도 이전해(60조8000억원)보다 30.4%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 추세를 따를 때 2018년 올해도 작년보다 순익이 감소할지 주목된다.

다만 올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보면 ‘3·8 징크스’가 깨질 가능성도 있다. 올 상반기 1000대 상장사 순익은 지난해 62조2000억원보다 4.7% 증가한 65조1000억원으로 집계된 것.

다만 삼성전자를 뺀 지난해 1000대 상장사의 상반기 순익이 51조2000억원인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48조6000억원으로 5.1% 하락했다는 점에서 변수가 존재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국내 상장사 중 영업적자를 본 곳이 작년보다 확연히 늘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도 기업들을 일부 제외하면 이익 규모도 줄어들어 상당수 중견·중소기업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경기 체감 온도는 하강하고 있다”며 “경기 흐름상 내년이 올해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지표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2019년 한 해는 올해보다 더 힘든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