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현안들은 여전히 노사정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뇌관으로 남아있다. 이에 <머니S>가 무술년 재계를 뒤흔든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1. 천민자본주의 민낯… 오너일가 갑질백태
물컵이 부른 나비효과일까. 올해도 어김없이 오너일가의 갑질사례가 속출했다. 포문을 연 것은 한진그룹이다. 지난 4월 한진가 3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 담당사인 L업체와 회의를 진행하던 중 물컵을 집어던졌다는 폭로를 시작으로 조 전 전무뿐만 아니라 한진 오너일가의 천태만상 갑질이 줄줄이 세간에 공개됐다.
결국 조양호 회장과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등 한진 오너일가가 줄줄이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일부 의혹에 대해선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이다.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도 욕설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경영에서 물러났고 교촌치킨은 권원강 회장의 6촌이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이 공개돼 불매운동이라는 역풍을 맞았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도 직원에 대한 엽기적인 가학행위가 공개돼 국민의 공분을 샀다.
2. 투자냐 투기냐, 해외자본 먹튀 논란
지난 2월 지엠이 한국 군산공장 폐쇄를 추진하며 해외자본의 먹튀논란이 불거졌다. 산업은행이 수천억원의 혈세를 투입해 지역경제가 붕괴되는 사태를 간신히 막았지만 지엠이 최근 한국GM의 연구·개발(R&D)법인 분리를 추진하면서 먹튀논란이 재점화된 상황이다.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은 지난 3월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려던 지배구조개선안에 몽니를 부렸고 결국 계획을 철회시켰다. 엘리엇은 현대차뿐만 아니라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문제삼아 삼성을 끈질기게 압박한 해외자본이다.
국내 4대그룹 중 두곳에 잇따라 경영개입을 시도하려는 엘리엇의 행동에 경영권 방어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재계의 목소리가 커졌다.
3. '젊은 피'의 약진… 재계 세대교체
올해는 주요그룹들의 세대교체가 활발했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 5월 별세하면서 아들인 구광모 회장이 LG그룹의 총수로 등극하며 4세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지난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를 시작했다.
연말인사에서는 다른 그룹들의 세대교체가 이어졌다. GS그룹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글로벌 사장을 GS칼텍스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고 허만정 창업주의 증손자인 허준홍 GS칼텍스 법인사업부문장(전무)과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전무)을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코오롱도 지난달 이웅열 회장이 퇴진을 선언함과 동시에 아들인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며 4세 경영으로의 승계 준비를 알렸다.
4. 갈등 현재진행형… '최저임금' 논란
지난 7월 최저임금위원회는 2019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인상한 8350원으로 결정했다. 경영계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고 호소했으나 정부는 8350원 방침을 강행했고 새해를 앞둔 지금까지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결국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손보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산입범위에서 일하지 않아도 돈을 줘야하는 '주휴시간'을 빼달라는 재계의 입장을 수용하지 않아 불만을 키우는 상황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안을 내년 1월말까지 마련해 2월 중 입법절차를 거친 뒤 2020년 최저임금 논의는 수정된 결정구조를 따른다는 방침이다.
5. 근로시간 단축의 명과 암
정부는 지난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52시간 근로제를 시작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29개국 가운데 세번째로 근로시간이 많은 우리나라의 근로환경을 개선해 워라밸을 확산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그러나 업종별 산업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일괄적인 제도 적용으로 재계의 반발을 야기했다. 업무 특성상 장시간 근무가 불가피한 업종이 있어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를 도입했지만 기간을 3개월 단위로 설정해 너무 짧다는 불만을 산 것.
정부는 결국 탄력근로제를 개정하기로 했고 52시간제와 관련한 사업주 처벌 유예기간을 탄력근로제 개정안 시행 때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6. 봇물터진 정보공개 요구
올해 재계는 잇단 ‘정보공개’ 요구로 곤욕을 치렀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통신요금의 원가를 공개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고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은 산업현장의 작업현황 정보를 공개하라는 시민단체의 압박에 시달렸다.
재계는 소비자와 근로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킨다는 공공의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핵심 영업기밀이 유출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사안은 현재 행정소송 절차를 밟고 있으며 내년 중 공개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전망된다.
7. 우리기업 수출 발목잡는 보호무역주의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올해도 우리기업들의 발목을 잡았다. 미국은 올 2월 태양광 셀·모듈과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발동했고 이후 한국기업의 대미 태양광 셀·모듈 수출은 전년 대비 32.1% 감소했다.
세탁기 수출도 23.1% 줄었다. 또한 미국 무역확장법 제232조 조치로 한국의 대미 철강제품 수출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강관류에 해당하는 HS73부문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무려 46.2%나 주저앉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현재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자동차부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만약 미국이 수입 완성차와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감소율은 22.7%에 이를 전망이다.
8.기업 수출지도 다시 쓴다… 신남방정책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글로벌 통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활로찾기에 집중했다. 대표적인 예는 '신남방정책'이다. 아세안으로 통상의 무게를 옮겨가겠다는 전략인데 우리나라 기업들도 신남방정책에 적극 부응하며 아세안으로 거점을 확대했다. 대표적인 국가는 베트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주요기업 총수들은 올해 직접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만나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베트남 정부도 한국기업의 투자를 환영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9. 남북관계 진전에 대북사업 기대감 '업'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들은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해 북한의 경제상황을 두눈으로 직접 살폈다.
아직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은 상황이라 구체적인 계획엔 말을 아꼈지만 재계에서는 총수들이 대북사업과 관련한 밑그림을 그렸을 것으로 관측한다.
10. 대기업, 곳간 열고 상생투자 앞장
올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기업들은 천문학적인 투자를 발표하며 상생에 앞장섰다. 삼성은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해 4만명을 채용하기로 했고 현대차는 미래기술 23조원을 투자해 4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SK도 향후 3년간 80조원을 투자해 2만8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고 LG는 올해에만 19조원 투자와 1만명 채용을 약속했다. 이외에 한화 22조원, 포스코 45조원, KT 23조원, 신세계 9조원, GS 20조원 등 주요 대기업들이 수조~수십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풀어 우리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사회와의 상생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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