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본사. /사진=머니S DB
흥국생명 본사. /사진=머니S DB

흥국생명이 삼성생명 출신인 조병익 사장 선임 후 2년째 성장세를 이어갔다. 조 사장은 취임 당시 좋지 못했던 실적을 반등시킨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조 사장은 취임 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금리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자본확충에 성공하는 등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모두 잡았다.
조 사장은 장기적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보장성보험 확대에 주력하면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상품 전략으로 시장 입지를 다져간다는 계획이다.

조병익 흥국생명 사장. /사진제공=흥국생명
조병익 흥국생명 사장. /사진제공=흥국생명

◆취임 후 과감한 구조조정
흥국생명은 지난해 6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2016년 354억원, 2017년 459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전년 대비로는 32.3%(148억원) 늘었다.

전체 생보사 당기순이익은 3.1%(1219억원) 소폭 증가했으며 이마저도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1조원)이 반영된 것이다. 흥국생명의 실적 개선이 의미있는 이유다.


조 사장은 2017년 3월 흥국생명 대표로 공식 취임했다. 그는 삼성생명 전신인 동방생명 경리팀에 입사한 뒤 전략지원파트장, 법인사업부장, 법인지원팀장, 법인영업본부장 등 전무까지 거친 정통 ‘삼성맨’이다.

취임 당시 회사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60%(537억원)나 급감한 상태였고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2016년 말 기준 145.4%, 2017년 3월 말은 148.5%로 금융당국 권고수준(150%)에 못 미쳤다. 이에 은행들은 흥국생명 일부 상품에 대한 판매를 제한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경영여건 회복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자산운용 변화 등 이원화 전략을 추진했고 그대로 적중했다.


구조조정의 경우 지점 통폐합을 통해 고정비 절감을 꾀했다. 지점 수는 136개에서 78개로 42.6% 줄였고 이 과정에서 임직원도 24.2%(200명) 빠져나가는 등 성장통도 겪었다.

구조조정은 일회성 비용이 동반된다. 희망퇴직의 경우 희망퇴직금이 발생하고 지점 통폐합 작업도 이전 비용 등이 발생하는데 그 규모가 만만찮다. 흥국생명은 이 비용은 2017년 회계처리에 모두 반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이전부터 추진해 온 보장성보험 중심의 판매 전략이 가시적 성과를 내면서 구조조정 충격을 상쇄했다.

흥국생명 실적 반등, ‘삼성맨’의 비결

◆자산 전략, 리스크 관리에 집중
자산 전략은 좀 더 복잡하다. 당장 RBC비율을 안정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금융당국의 RBC 규제 강화와 금리 변동성 확대로 섣불리 손대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조 사장은 먼저 금리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새로 투자하는 자산을 만기보유증권 계정으로 분류했다. 매도가능증권은 금리 상승기에 평가가치가 하락하고 반대로 금리 하락기에는 평가가치가 높아진다. 금리변동성에 매우 민감히 반응하다는 의미다. 반대로 만기보유증권은 금리 변동에 따른 가치변동이 없어 리스크가 덜하다.

2016년 말 대비 2017년 말 만기보유증권은 6조3308억원에서 8조1543억원으로 28.8% 늘린 반면 매도가능증권은 7조4957억원에서 7조5947억원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일부 보험사는 금리 하락기에 매도가능증권을 늘려 RBC비율을 끌어올린다. 하지만 조 사장은 금리변화에 기대기보다 안정성을 우선으로 했다. 현재 만기보유증권은 10조원 수준으로 확대된 데 반해 매도가능증권은 6조원대로 줄어 리스크 완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RBC비율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동반돼야 하는데 이 작업도 난항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취임 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졌고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회사채 발행금리 산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취임 직후인 2017년 3월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비율 개선을 꾀했지만 금리 리스크에 철회했다. 그해 11월 5억달러(564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RBC비율을 180%까지 끌어올렸고 올 9월 말에는 189.5%까지 재무건전성을 확보했다.

◆보장성 중심의 성장동력 확보

지난해는 대부분 생보사 실적이 부진했다. 해외투자에 적극 나선 생보사와 변액보험 비중이 높은 생보사의 타격이 컸다. 지난해 5월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하반기 이후 달러강세가 이어졌고 이는 대규모 환차손으로 이어졌다. 변액보험 중심의 생보사들은 하반기 이후 증시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와 수익률 저하 타격을 입었다.

흥국생명의 경우 달러로 자본을 확충한 탓에 환차손에 대한 민감도가 덜했다. 이에 더해 보장성보험 확대, 비용개선 효과 지속, 투자이익 증대 등으로 순익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조 사장 취임 당시 회사 안팎으로 반신반의(半信半疑)하는 분위기였다.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 출신이라는 점에서 기대감도 있었지만 중견사로 분류되는 흥국생명에서 얼마나 적응하는지가 관건이었다. 내부에서도 이런 점에 대해 물음표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업황 불황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체질개선에 성공한 모습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지점 통폐합 등 구조조정, 신종자본증권 발행 및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재편한 것이 실적 개선에 효과를 봤다”며 “특히 보장성보험 중심의 상품 구조가 구축돼 장기적 성장 기반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보장성보험 중심의 사업 기조를 유지해나갈 계획”이라며 “최근 대세로 떠오른 치매보험도 업계보다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올해도 신상품 개발 시 경쟁사보다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선도적 위치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5호(2019년 3월26일~4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