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압수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중 한 사람의 물리시험지. /사진=뉴스1
경찰이 압수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중 한 사람의 물리시험지. /사진=뉴스1

숙명여고 정답 유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무부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숙명여고 전직 교무부장 A씨(52)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판사는 “쌍둥이 자녀들이 A씨가 유출한 답안에 의존했을 가능성이 극히 높다”며 “실제 실력과 다른 성적 향상이 나타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범죄가 중대하고 죄질이 불량하며 다수의 피해자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개전의 정이 없고 음모라고도 주장한다"며 징역 7년을 구형했다.

A씨는 숙명여고에 재학 중이던 쌍둥이 자매에게 시험지 및 답안지를 시험 전에 미리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중순 학원가 등에서 제기됐다. 쌍둥이 자매가 1학년 1학기에 각각 전교 59등과 121등을 차지했는데 다음 학기에 전교 5등과 2등을 한 뒤 2학년 1학기엔 각각 문·이과 전교 1등을 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자매 아버지인 A씨가 교무부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서울시교육청은 특별감사를 거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사건을 맡은 경찰은 조사 끝에 쌍둥이 자매 휴대전화 메모장에서 영어 서술형 문제 정답과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정답이 적힌 메모, 빈 시험지 등을 확인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A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고 쌍둥이 자매는 소년보호 사건으로 넘겼다. 검찰은 쌍둥이 자매를 기소 안한 이유에 대해 "아직 미성년자이고 부친과 함께 재판을 받는 건 가혹하다"고 언급했다.

쌍둥이 자매는 A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실력으로 1등한 것인데 학부모·학생들의 시기 어린 모함을 받았다', 'A씨가 사전에 답을 알려 준 적이 결코 없다'는 취지의 답을 한 바 있다.

한편 숙명여고는 지난해 11월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쌍둥이 자매 성적을 0점으로 재산정했고, 서울시교육청은 자매를 최종 퇴학 처리했다. 아울러 숙명여고는 징계위원회와 재심의를 거쳐 A씨를 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