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6월22일 오전 서울 강남구청역 분당선 지하철 역사 국가안전대진단 현장을 방문, 역사 안전관리 실태 및 코로나19 방역대책 등을 점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2020.6.22/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지난 2015년부터 범정부 차원의 '국가안전대진단'이 점검 방법·기준을 구체화하지 않고, 점검 품질 확보를 위한 여건도 갖추지 못한 채 이뤄진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점검 담당 공무원 1명이 아파트 관리소 직원과 하루에 아파트 64개동 4308세대를 점검하는 사례도 있었다.
감사원은 지난해 11월18일부터 12월20일까지 행정안전부 등을 대상으로 국가안전대진단 사업 추진실태 감사를 해 총 7건의 감사 결과를 시행했다고 23일 밝혔다.

국가안전대진단은 지난 2015년부터 매년 2~4월 중앙행정기관·지자체·민간전문가 등이 공공주택·학교, 주요 사회기반시설 등에 대해 전국 단위로 시행 중인 일제 점검이다.


대진단은 시간·예산·인력 등 점검 자원이 제한적인데도 광범위한 대상을 '보여주기식'으로 점검한다는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됐고, 이에 감사원은 지난 5년간(2015∼2019년)의 사업 성과와 한계를 평가했다.

이번 점검결과 지적사항이 1건이라도 있던 시설 비율(지적률)이 국가안전대진단은 약 9.5%로 화재안전특별조사(약 56.4%)보다 낮았다. 국가안전대진단의 경우 화재발생 시설의 지적률이 평균보다 1.46배 더 높았지만, 전기안전분야 법정점검(3.00배)이나 화재안전특별조사(1.77배)보다는 낮았다.

추진 체계도 미비해 적정 예산·인력 등이 투입될 수 없는 구조였다. 국가안전대진단은 지난해 12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를 마련했으나, 세부점검 항목·기준 등은 여전히 마련하지 못했다.


사업예산 전체를 확보한 화재안전특별조사와 달리 국가안전대진단은 전체 사업비의 45%만 확보해 부족한 사업비를 지자체 등 점검기관의 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했다. 지난해 국가안전대진단 사업예산은 약 49억원으로, 점검 개소당 투입 예산이 화재안전특별조사의 1/8에도 미치치 못했다.

비전문가가 잘못 점검하거나, 점검 담당 공무원 1명이 아파트 관리소 직원과 함께 하루에 64개 동 4308세대의 아파트를 점검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지난해 대진단의 석면 관련 지적사항 136건 중 126건(92.7%)가 잘못된 지적사항이었다.

© News1 박영래 기자

또 화재안전특별조사는 점검 후 시설물 안전등급(A∼E)을 부여해 D∼E 등급은 관할 소방서에서 집중 관리하도록 했지만, 대진단은 위험도 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개별 지적사항에 대한 조치여부만 관리했다.
행안부는 지난해부터 점검 품질 확보를 위해 건축물의 경우, 필수분야(건축·소방·전기·가스·승강기)를 정한 표준점검표를 활용해 단독·자체 점검이 아닌 합동점검으로만 하도록 각 점검기관에 강조했다. 그러나 필수점검 분야를 빠짐없이 점검한 경우는 38%에 불과했고, 필수분야 점검을 하나도 하지 않은 경우도 3%로 확인됐다. 단독 또는 자체점검 방식도 48.6%에 달했다.

지자체 등 점검기관은 대진단을 위해 별도의 인력을 운용하지 않아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었다. 서울시 성동구청은 지난해 대진단에서 1개 팀(4명)이 아파트 총 526개 동을 점검하면서 302개 동을 가장 하위 직급(9급) 1명에게 배당했다. 해당 직원은 21일간 302개동을 혼자 점검해야 했는데, 이 중 67개동은 실제 현장에 나가 점검하지 않고도 점검한 것처럼 보고했다.

또 행안부가 안전분야 국민참여 제고를 위해 도입한 안전신문고의 신고·처리 실적을 2017년부터 시·도 소방안전교부세 교부기준에 반영하자, 일부 지자체는 직원들에게 의무 신고량을 할당했다. 지난 5년간 44개 시·군·구에서는 안전업무 담당자가 직접 처리할 사항 총 5284건을 안전신문고에 신고한 후 본인 또는 동료가 처리했고, 그중 5개 시·군·구 공무원 11명은 우수 신고자 포상금도 받았다.

사후관리도 부실했다. 대진단 관리시스템이 2016년 3월에야 구축돼 2015~2016년에 점검한 156만6511개소 점검 정보는 남아 있지 않고, 세부 주소(읍·면·동)를 수동 입력하도록 해 2017~2019년 점검 정보 총 105만4174건 중 35만2846건(33.5%)도 어떤 시설인지 알기 어렵다.

2017∼2018년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받은 시설물 676개소 중 172개소(25.4%)는 지난해 12월까지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지 않았고, 2019년 대진단에서 석면조사를 하도록 지적받은 시설물 10개소 중 5개소(50%)는 올해 1월까지 석면조사를 하지 않았다.

이에 감사원은 행안부 장관에게 각종 사고·재난 발생이 우려되는 시설을 중심으로 점검대상을 체계적으로 선정해 제한된 인력·예산 등 자원을 투입하고, 시설 유형별 점검 기준·방법을 명확히 정해 점검 품질을 관리하는 등 추진 체계 전반을 개선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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