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중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자사가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의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현재 진행 중인 대부분의 항체치료제는 경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9일 외신들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 'AZD7442'의 임상3상에서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효능을 시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항체의 반감기를 늘려 체내에서 AZD7442가 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항체의 줄기에 해당하는 Fc 부분을 조절해 항체의 반감기를 변경하거나 면역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항체는 한 개의 Fc 영역으로 구성되며 항원은 Fc에 붙은 두 개의 Fab 부분과 결합한다.
메네 판갈로스 아스트라제네카 부사장 겸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총괄은 지난 3분기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AZD7442는) 낮은 용량으로 심각한 중증 환자들에서 더 나은 약물 활성이나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임상3상(ACTIV-3)을 통해 입원 중인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에게 AZD7442를 주사할 예정이다. ACTIV-3은 미국 정부에서 진행 중인 백신개발 사업인 워프스피드작전에서 지원을 받은 5개 임상시험 프로그램 중 하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주 중으로 AZD7442의 예방 가능성도 시험할 계획이다. 임상 대상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도 정상적으로 항체를 잘 반응하지 않을 확률이 큰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300밀리그램(mg)을 투약할 계획이다.
판갈로스 부사장은 현재 영국에서만 약 50만명에 달하는 면역저하 환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있었던 요양원의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AZD7442 600mg을 투약하는 시험을 계획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항체치료제를 접종해 감염에 취약한 시설에서의 발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리제네론, 일라이릴리 중증환자에 모두 실패
지난달 30일 미국 리제네론은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로부터 임상3상 중인 자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REGN-COV2'가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안전성 관련 문제로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앞서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 또한 NIH와 함께 진행 중이던 항체 치료제 'LY-CoV555'의 임상3상(ACTIV-3)에서 입원 중인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에 대한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리제네론과 일라이릴리는 경증 코로나19 환자 및 예방 효과를 위한 임상시험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항체치료제가 중증 환자보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얼마 안 됐거나 감염 위험이 큰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기 투여될 경우 증상의 지속기간을 단축시키는 등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바이오전문매체 바이오센추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 중화항체를 사용했을 때 효과적인 반면 사이토카인 과잉 등 염증을 치료하는 치료법은 코로나19의 후기 단계에서 더 유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셀트리온 CT-P59, 내년 중 글로벌 승인 목표
국내에선 셀트리온이 코로나19를 표적으로 한 항체치료제 'CT-P59'를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경증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CT-P59의 임상1상에서 안전성 및 빠른 바이러스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임상시험은 한국 및 유럽에서 코로나19 초기 경증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위약군 대비 증상 회복 기간이 평균 44%를 단축시켰으며 이상사례(부작용)가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2020년 안으로 긴급승인 획득을 목표로 경증~중등도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또한 밀접 접촉자에 대한 예방 임상을 진행해 내년 중 글로벌 승인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치료제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즉각적인 대량 공급이 가능하도록 지난 9월부터 공정검증배치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4394억원 규모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했던 미국 비어바이오와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GSK4182136(또는 VIR-7831)'은 지난달 피험자 13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2·3상에 들어갔다.
해당 치료제 후보의 예비 결과는 이르면 2020년 말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주요 효능평가 분석은 2021년 1분기 중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항체치료제, 백신 본격 보급 전 다리 역할…취약계층에 더 도움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특정 부위에 결합한다. 신체가 자체적으로 면역 반응을 일으킬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감염 환자들을 보호할 수 있게 설계됐다.
또한 미리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몸에 주입함으로써 일시적인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항체치료제가 제공할 수 있는 보호기간이 백신보다는 짧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백신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까지 '다리'역할을 할 수 있다.
엘라인 루닝 파크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 교수는 지난달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은 백신 반응이 좋지 않을 수 있다"며 "항체치료제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치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저개발국가에 보급할 코로나19 치료제로 항체치료제를 우선 순위로 선정하고 확보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는 WHO 내부 문서를 인용해 WHO가 덴마크에 있는 후지필름 산하 의약품 생산시설에서 3억2000만달러(약 3603억원) 규모 400만도스(1도스는 1회 접종량) 가량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서에 따르면 WHO는 항체치료제를 '판도를 바꿀(game-changing)' 치료제로 칭하며 해당 예산의 절반 이상은 항체치료제 조달 및 배포에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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