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2월 5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재판부가 지적한 '실효성'에 대해 강력히 반박하며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준법감시위는 21일 정기회의 후 입장문을 통해 "판결 이유 중 위원회의 실효성에 관한 판단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명히 다르다"며 "경영권 승계에 관해 과거의 위법 사례와 결별하고 앞으로 발생 가능한 위법행위를 원천 차단하는 방안으로서 이보다 더 실효성 있는 조치가 무엇이냐"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로부터 실효성을 지적받은 데 대한 입장이지만 사실상 재판결과에 대한 우회적인 불만표시라는 해석이 나온다. 

준법위 "경영권 승계 문제에 근원적 치유책 주문"


준법감시위는 파기환송심 재판장을 맡은 정준영 판사가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를 양형 사유로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지난해 2월 출범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지난 18일 "준법감시위가 실효성을 충족하지 못했고 새로운 (부패) 위험 예방·감시에 한계가 있다"며 "준법감시위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위험을 정의하고 이에 대비한 선제적 예방 및 감시 활동을 하는 데까지 이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준법감시위가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이 부회장에게 2년 6개월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했다. 

이에 대해 준법감시위는 "삼성에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한 근원적 치유책을 주문했다"고 강조했다. 

준법감시위는 출범 직후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논란 사과와 무노조 경영 폐지 등 4가지 요구를 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삼성 안에 준법 뿌리 내리게 할 것"… 활동 지속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위원회가 합리적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삼성) 내부에서 최고경영진이 준법 이슈를 다루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준법감시위의 권고를 받아들이고 컨설팅 회사에 지배구조 개편 관련 용역을 의뢰해 진행하고 있다. 

이 부회장과 준법감시위는 앞으로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부회장은 재수감 나흘 만인 21일 변호인단을 통해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위원장과 위원들께는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말했다. 

준법감시위도 "1년 가까운 위원회 활동을 통해 보람과 성과가 없지 않았다"며 "삼성 안에 준법이 깊게 뿌리 내리게 하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원회 활동의 부족함을 더 채우는 데 매진하고 오로지 결과로 실효성을 증명해 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앞으로 준법감시위의 입지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준법감시위의 가장 중요한 감시 대상인 이 부회장이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영권 승계와 무노조 경영 등 삼성 준법 경영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도 해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