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 사진 = 뉴스1



정부가 공공택지 개발 기간 단축, 신규 택지 지정 등을 통해 5년 안에 23만 채의 주택을 수도권에 추가로 짓는 내용의 '8·13 공급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9·7 대책', 올해 '1·29 대책'에 이은 이재명 정부의 3번째 주택공급 대책이다. 이번에 정부가 밝힌 23만 채는 1·29 대책의 6만 채를 포함해 확장시킨 개념으로,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밝힌 135만 채에서 23만 채를 더 공급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과거 역대 정부의 공급계획에 포함됐지만 지역주민 반대 등에 부딪혀 무산된 지역이 다수 포함돼 있어 정부의 속도전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이날 나온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도심 자투리 땅 등 쓸 수 있는 수도권 땅을 총동원해 수도권에 집을 지을 뿐 아니라, 현 정부가 거리를 두던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 지원책을 포함한 종합 공급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공공택지 발표부터 착공까지의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조기 착공하는 사업장에는 세제·금융·규제 상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3기 신도시 사업 속도는 1∼2년 앞당기고, 1·29 대책에 포함된 과천경마장, 태릉골프장 터는 2029년에 착공할 계획이다.



이전에 검토된 적 없는 경기 남양주 와부읍 일대 그린벨트는 2만1700채를 지을 신도시급 공공주택지구로 새로 지정한다. 민간개발 무산 후 방치된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터 등을 활용해 총 10만 채 규모의 신규 부지를 확보하기로 했다. 다만 총 10만 채의 부지 중 구체적 후보지가 나온 물량이 2만9000채에 그친다는 건 한계로 지적된다. 주민 반대 등이 제기될 경우 지연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의미다. 각각 내년과 내후년 착공하기로 한 용산국제업무지구, 태릉골프장도 여전히 서울시, 지역주민들과 의견차가 크다.

현 정부가 소극적 반응을 보이던 민간 정비사업을 지원하기로 한 건 이번 대책의 가장 큰 변화다. 이주비, 잔금 등 정비사업 관련 대출은 은행의 총량관리 목표에서 제외해 대출문턱을 낮춰주기로 했다. 지난달 대통령실 주재 부동산 정책 국민토론회에서 여러차례 제기된 민원이 정책에 반영된 것이다. 재개발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율은 75%에서 70%로 낮춰주기로 했다. 정비사업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 태도 전환은 주목할만하지만, 초과이익환수제 완화같이 사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 민간 구분없이 다같이 속도를 내야 한다.

이번 대책의 성패는 계획의 빈칸으로 남겨져 있는 부분들을 정부가 얼마나 신속히 메워갈 수 있느냐에 달렸다. 정부는 공급대책과 함께 청년층을 위한 저리 전세대출 상품 신설, 대출 한도 확대, 결혼페널티 해소 등 금융대책도 발표했는데, 청년들이 선호하는 주택의 공급이 늦어진다면 청년의 주거불안 해소라는 정책목표는 공염불이 될 수 있다. 청와대가 그린벨트 해제 등 개별 부처가 풀기 어려운 난제들을 직접 조율하고, 정부 시간표대로 공급계획이 착착 진행되는지 꼼꼼히 챙겨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