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143개의 국제선 가운데 양사가 통합했을 때 점유율이 50%를 넘는 노선이 32개(22.4%)나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통상 1개 사업자가 50% 이상을 점유할 경우 독과점 심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특히 인천발 ▲LA ▲뉴욕 ▲시카고 ▲바르셀로나 ▲시드니 ▲팔라우 ▲프놈펜행 등 7개 노선은 양사를 합친 점유율이 100%였고, 인천발 ▲호놀룰루 ▲로마 ▲푸켓 ▲델리행은 75%를 넘었다. 독과점이 우려되는 노선 중 상당수가 장거리 알짜 노선이란 게 박상혁 의원의 분석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해 12월2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천공항 기준 양사의 여객 슬롯 점유율이 38.5%”라며 “독과점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지만 시간대별 점유율일 뿐 노선별 운항편수로 따지면 독과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노선이 상당했다.
가령 김포-오사카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 34%, 아시아나 34%, 기타(LCC+외항사) 32%로 구성된다. 양사가 통합될 경우 점유율은 68%까지 올라간다. 이외에도 중국 노선인 김해-광저우, 김해-북경, 인천-광저우 등도 양사가 통합될 경우 점유율은 각각 66%, 70%, 60%로 점유율이 크게 높아진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공정위가 기업 결합을 심사할 때 국내선·국제선으로 시장을 나눌 것이 아니라 노선별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입법조사처는 "국제선의 경우 노선 간 대체가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독과점으로 운임 상승과 소비자 편익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박상혁 의원은 "통합 대형항공사 독과점여부는 슬롯점유율 뿐아니라 노선별 점유율, 황금시간대 점유율 등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해야 한다"며 "관련 부처들이 이와 같은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대비하는지에 대한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의 항공산업을 살리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자금 등 지원이 대폭 이뤄지는 만큼 항공산업 전망과 국민편익이 면밀하게 검토돼야 하고 사회적 책임성을 충분히 갖지 않을 경우 제재 및 통제 방안이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앞서 지난 12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해외 규제당국의 독과점 심사 등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당시 그는 “인수합병 절차에 대해 어려움은 없다고 본다”며 “대도시는 워낙 취항하는 항공사가 많아서 경쟁이 심하고 독과점 논란 여지가 거의 없지만 일부 노선은 논의가 있을 수 있고 조정 거치면 이 또한 가능하리라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슬롯 일부조정과 조건부인가 등의 해외사례가 있었지만 항공사 결합을 관계당국이 거절한 적이 없다. 유럽도 기업결합이 많았기에 문제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