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끝내자]⑦10명 중 9명 '경고신호' 보내
'주저하고 있다' 신호…"신속한 대처로 구조해야"
뉴스1 제공
2021.02.09 | 06: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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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모든 1등이 영예로운 건 아니다. 한국은 'OECD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자살은 '막는 것' 밖에 대책이 없다. 2019년 극단 선택으로 1만3799명이 숨졌다. 하루 평균 37.7명이다. <뉴스1>은 자살시도자나 충동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흔적을 추적하고 유가족·상담사·복지사·학계 전문가 등을 취재해 관련 사례를 분석했다. 자살 예방을 위한 최선의 대책이 무엇인지 총 9회에 걸쳐 보도한다.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은 "사람은 죽기 직전까지 주저하기 마련"이라며 "SNS에 글을 남기거나 가까운 사람에게 문자를 보내 극단선택을 암시하는 건 '혹시라도 나를 봐줄 수 있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김 소장은 "달리 말하면 마지막 구조 신호"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이란 단어 보고 실제상황 직감"
지난달 8일 황금산 대전교통방송 라디오 PD(57)의 대응은 골든타임을 살린 모범 사례로 꼽힌다.
황 PD가 이날 밤 10시16분 라디오 생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50대 남성 A씨의 문자가 왔다.
황금산 PD는 처음엔 고된 일상을 토로하는 흔한 사연이라고 생각했다가 '마지막'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신청곡 '홀리데이'는 지난 1988년 탈주범 지강헌이 서울 서대문구의 가정집에서 인질극을 하다 극단선택을 하기 전에 경찰에게 틀어달라고 한 노래로 알려져 있다.
황 PD가 곧바로 전화했으나 A씨는 받지 않았다.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직감한 그는 휴대전화로 '30분 후에 틀어 주겠다' '우리 방송과 어떤 사연이 있는지 궁금하다'는 문자를 A씨에게 보내 시간을 끌었고 경찰에도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선산 주차장에서 자해 중인 A씨를 발견했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받던 그는 회복 후 "사는 게 더 좋다"며 "바보 같은 생각 두번 다시 안하겠다"는 문자를 보내왔다고 황 PD는 전했다.
황 PD는 "A씨의 목적이 단순히 신청곡을 듣는 것이었다면 나의 전화를 받았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아 '실제 상황'임을 알게 됐다"며 "그의 문자가 자신의 절박한 상황을 호소하는 글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안일한 인식 개선 필요성
문제는 황 PD 사례와 달리 극단선택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설마 진짜로 극단선택을 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