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60회를 기록한 노 모씨가 작년 10월 적십자사로부터 받은 '짝퉁 만년필세트'./사진=박비주안 기자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30대 노 모씨는 지난 29일 적십자사로부터 헌혈 유공장 금장·은장 부상품인 ‘라미 만년필 세트’가 가품으로 확인되어 유공장 부상품을 다시 지급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그는 현재까지 60회의 헌혈을 했다. 이는 대한적십자사의 ‘다헌혈자’ 기준에서 은장(30회), 금장(50회)보다 높은 횟수로, 작년 10월 금장 유공장 부상품으로 ‘라미 만년필 세트’를 받았는데 이 만년필 세트가 '짝퉁'이었다는 알림이다.
노 모씨는 황당하는 반응이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매번 혈액이 부족하다는 글을 읽을 때마다 마음이 불편해서 헌혈을 해왔다”면서 “부상품을 바라고 헌혈을 한 것은 아니지만 ‘짝퉁 선물’은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적십자사는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불과 며칠 전에‘짝퉁 만년필’의 사실확인을 하게되어 큰 진전은 아직 없다”면서도 “납품업체에는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내부에서 검토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다헌혈자’들이 찾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짝퉁 만년필’ 대체품이 ‘수건세트’라는 소문에 적십자사가 다시 구설에 올랐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이에 “현재 계획으로는 수건세트가 맞다”면서도 “하지만 매년 유공장 부상은 2만원 이내의 단가로 책정해서 진행하고 있어 대체품인 수건세트도 2만원 이내의 단가로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수건 세트가 반응이 워낙 좋지 않아 혹시 대체품이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논의는 가능하지만 9월 중 발송하기 위해서는 지금 구매절차를 밟아 빠르게 진행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번 ‘짝퉁 만년필’의 피해자는 국회에도 있었다. 전용기(더불어민주당 비례) 국회의원은 ‘가짜 헌혈 기념품, 저도 당했다’고 알린 것이다.


전 의원은 2일 오전 본인의 SNS를 통해 “펜이 잘 나오지 않아 정품 잉크 카트리지를 사 넣었음에도 잘 나오지 않아 따로 새 펜을 구매해 쓰고 있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이라며 “국회 차원의 조사가 필요해 보이고 공공기관이 제대로 된 가격 선정을 통해 제대로 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의원은 “생명을 나누는 헌혈이 그 가치를 잃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적십자사에 부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