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관 졸전… 9전 전승 베이징 신화는 옛말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6-10으로 패했다.
한국은 복잡한 토너먼트 방식의 최대 수혜자가 되며 세번이나 지고도 동메달 도전 기회를 얻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썼던 김경문호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올림픽 2연패를 외치며 당당하게 일본에 입성했지만 3승4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만 받아 들었다.
‘도쿄참사’라 불릴 만큼 치욕스러운 결과는 대표팀 엔트리 발표 때부터 예견됐다. 선수 구성 면면과 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쏟아졌다. 2008년 대표팀에는 류현진·김광현·윤석민과 같은 에이스를 비롯해 타선에서는 공격의 물꼬를 트고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이용규·이승엽·김현수 등이 포진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에는 에이스가 없었다.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원태인·김민우·고영표·이의리 등이 선발 자원으로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무게감은 예전보다 떨어졌다.
‘음주파문’에 ‘도박파문’ 선수까지 복귀
약한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는 와중에 프로야구판을 뒤흔든 ‘음주파문’ 사태까지 일어났다. 이 여파로 대표팀에 포함됐던 박민우·한현희 등이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일이 벌어졌다. 과거 해외 원정 도박 문제로 징계를 받았던 오승환을 대체 선수로 선발하며 자질 논란도 불거졌다.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다면 싸늘한 시선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결국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빈타에 허덕였고 기대를 모았던 미래의 거포 강백호는 연신 헛 방망이만 휘둘렀다. 끝판왕이라 불리던 투수 오승환은 전성기가 한참 지난 모습으로 상대팀에 두들겨 맞기 바빴다.
금메달 가능성이 사라진 뒤 김경문 감독의 발언도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김 감독은 미국전 패배 뒤 기자회견에서 “꼭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마음으로 일본에 온 것은 아니다”, “금메달을 못 따서 아쉽지 않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발언의 취지를 떠나 결과적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마지막 도미니카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저 와르르 무너지며 허무하게 짐을 쌌다.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이 거둔 초라한 성적에 대해 팬들의 거센 분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