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개최된 2020 도쿄올림픽 폐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피와 땀이 섞이 도쿄 올림픽을 통해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 블루에서 잠시나마 옅은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 코로나19 상황 속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에 박수를 보내며 그 날의 감동을 조합했다. 2021.8.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2020 도쿄 올림픽이 8일 오후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각 방송사들도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기 위해 이번 올림픽을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해왔기에, 나름대로 기대감들도 컸다. 하지만 개막식부터 자막 논란이 불거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물론 올림픽 스타들의 감동적인 메달 행진이 생중계되고, 해설위원들의 공감과 재치 넘치는 입담이 더해지며 기쁨을 배가시키기도 했다. 폐막식을 눈앞에 두고 2020 도쿄 올림픽 중계 및 방송의 주요 순간들도 되짚어 봤다.
◇ MBC 사장 사과까지 이어진 자막 논란

지난달 23일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에서 MBC는 올림픽 참가국을 소개하며 부적절한 사진과 문구를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MBC는 우크라이나 소개에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넣었고, 아이티 소개에서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을 달아 외신에서도 큰 비판을 받았다.


이후 MBC는 다음날인 7월24일 공식 사과문을 내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논란이 잠잠해지기도 전인 7월25일 MBC는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B조 예선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에서 루마니아 선수 마리우스 마린이 자책골을 넣자, 전반전 종료 후 광고 영상 중 '고마워요 마린 자책골'이라는 조롱성의 자막을 넣어 비판을 받았다.

박성제 MBC 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20 도쿄올림픽 중계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MBC는 2020 도쿄 올림픽 개회식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소개할 때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진을 사용하는 등 해당 국가의 대형참사를 자료 사진으로 사용해 논란이 됐다. (MBC 제공)2021.7.26/뉴스1

논란이 거세지자 박성제 MBC 사장은 7월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라고 머리 숙여 사과했다.
박 사장은 "취임 이후 가장 고통스럽고 참담한 시간이었다"면서 "특정 제작진을 징계하는 것으로는 그칠 수 없는, 기본적인 콘텐츠 검수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을 묻겠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성제 MBC 사장의 사과 이후에도 MBC는 올림픽 중 여러 차례 홍역을 치러야 했다. 7월29일 진행된 야구 B조 한국과 이스라엘 조별 예선 경기에서 6회초에 '경기 종료' 자막을 내보내는 실수를 낸 것. 이에 MBC 측은 "방송 중 발생한 제작진의 실수"라며 "자막이 5초가량 잘못 나간 후 바로 수정했고, 이후 캐스터가 사과 멘트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7월29일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예선 A조 대한민국과 도미니카공화국 경기 해설 중 눈물 흘리는 황연주 MBC 해설위원/ 사진=MBC 유튜브 영상 갈무리 © 뉴스1

◇ 올림픽 감동 생생하게 전달한 해설진들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활약을 더욱 생생하게 안방으로 전달한 해설진들의 공감과 재치 가득한 입담도 화제를 모았다.

특히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 결승 진출을 확정하는 순간 눈물을 흘린 원우영 SBS 펜싱 해설위원의 모습이 눈길을 모았다. 도쿄 올림픽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구본길, 김정환과 함께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함께 활약했던 원우영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활약에 벅찬 마음을 숨기지 못하며 눈물을 흘려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여자 도마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여서정 선수의 아버지 여홍철 KBS 체조 해설위원은 딸 여서정의 동메달이 확정되자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대한민국 최초로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었던 순간, 아버지의 마음으로 해설에 임한 여홍철의 진심이 안방을 감동으로 채웠다는 평이다.

여자배구 중계를 맡은 황연주 MBC 해설위원도 지난 4일 터키와의 접전 끝에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 선수들의 활약에 "우리 선수들 대단하다"라며 "제가 런던 올림픽에서 국가대표를 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런 마음으로 봤을까 (싶다)"라고 말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선수 출신 해설위원들이 선수들의 감정에 이입해 도쿄 올림픽 감격의 순간들을 시청자들에 더 생생하게 전달했다는 평들이 이어졌다.

허구연 MBC 야구 해설위원(왼쪽), 박찬호 KBS 야구 해설위원/ 사진제공=MBC, KBS © 뉴스1

◇ 응원보다 더 힘 됐던 채찍 조언
선수들에게 채찍 같은 조언을 던지면서 시선을 집중 시킨 해설 위원들도 있다.

먼저 KBS 양궁 해설을 맡았던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기보배 위원은 선수들을 향해 "내가 뭔가 하나 해내야겠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라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특히 양궁 경기에서 캐스터가 갑작스럽게 불어오는 바람을 걱정하자 "(선수들이) 이 바람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라는 말을 해 화제를 모았다.

야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쉬운 결과로 패배를 맞아야 했던 야구 국가대표팀에는 따끔한 해설위원들의 조언이 이어졌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진정성을 갖고 야구계가 환골탈태해야 한다"라며 "앞으로 세계를 향해서 끊임없이 도전해야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찬호 KBS 해설위원도 "비록 지더라도 우리가 보여줘서는 안 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된다"라며 "계속해서 미친 듯이 파이팅을 해야한다"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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