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빈손으로 돌아간 테니스 오사카 나오미. © AFP=뉴스1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게 마련인 스포츠다. 물론 그간에 흘린 모두의 땀은 다 같이 박수 받아 마땅하지만, 그래도 희비는 엇갈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장 상징적이고 규모가 큰 국제대회인 올림픽에서는 선수들의 희비가 더욱 극명하게 나뉜다.
아무래도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은 그 결과에 더 민감하다. 부담을 뚫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다면 '역시'라는 찬가가 따르겠으나 엄청난 중압감 때문에 이변의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이번 도쿄 올림픽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은 남녀 테니스에서 발생했다.


올해 열린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연속으로 제패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1위)는 최근 막 내린 윔블던마저 우승하며 명실상부 세계 최고 테니스 선수임을 증명했다.

만약 조코비치가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뒤이어 열리는 US오픈에서도 우승한다면 역대 남자 선수 최초로 '골든 그랜드슬램'을 이루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4강까지 순항하던 조코비치는 4강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5위)에게 1-2(6-1 3-6 1-6) 역전패를 당했다. 1세트를 6-1로 가볍게 따냈지만 2세트를 내주고 흔들리기 시작한 조코비치는 결국 3세트에서 흐름을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도쿄 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친 노박 조코비치. © AFP=뉴스1

기세가 꺾인 조코비치는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파블로 가레뇨 부스타(스페인·11위)에게 1-2(4-6 7-6 3-6)로 지면서 빈손으로 귀국하게 됐다.
여자 세계랭킹 2위 오사카 나오미(일본·2위) 역시 조기 탈락으로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오사카는 여자 단식 16강에서 세계랭킹 42위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체코)에게 세트스코어 0-2(1-6 4-6)로 패했다.

오사카는 일본이 도쿄 올림픽 개막식 성화 최종주자를 맡겼을 정도로 우승을 기대했던 선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조기 탈락에 그를 다양성과 포용의 상징으로 내세운 일본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더불어 오사카는 대회 조기 탈락 후 일부 네티즌들의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 인종차별 피해자로 전락하는 등 후폭풍에 시달리기도 했다.

정신 문제를 극복하고 평균대 동메달을 딴 시몬 바일스.© AFP=뉴스1

미국의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도 이변의 주인공 중 한 명이다. 이미 세계 체조계를 제패한 바일스는 6관왕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 속에 도쿄 올림픽에 나섰다.
하지만 바일스는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주종목 도마 경기에 나선 뒤 나머지 3개 종목을 기권했다. 이어 치러진 개인 종합 결선도 정신 건강 문제를 이유로 뛰지 않았다.

바일스는 공중에 떠 있을 때 몸이 어디쯤에 있는지 인지하지 못해 몸을 제어하지 못하는 일명 '트위스티스' 현상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자신을 향한 시선이 부담으로 작용해 정신적으로 시달렸다.

그렇게 포기하는가 싶었던 바일스는 마지막 남은 평균대 종목에 참가해 결승서 3위를 기록해 동메달을 따냈다. 자신을 향한 중압감을 이겨내고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건 바일스는 "애써온 지난 5년과 이곳에서 겪은 일주일을 생각하면, 지금까지 목에 건 그 어떤 금메달보다 큰 의미가 있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도쿄 올림픽 수영 5관왕에 오른 케일럽 드레셀. © AFP=뉴스1

이변의 희생양만 있던 것은 아니다. 도쿄 올림픽을 통해 자신의 위상을 더욱 끌어올린 선수도 있었다.
마이클 펠프스의 뒤를 잇는 '새 수영황제' 케일럽 드레셀이 주인공이다.

최근 출전한 국제대회를 제패하며 세계 수영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드레셀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400m 계영, 자유형 100m, 접영 100m, 자유형 50m에 이어 남자 혼계영 400m까지 우승하면서 5관왕에 올라 현존 최강임을 입증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단체전인 계영 400m와 혼계영 400m에서만 금메달을 딴 드레셀은 이번 대회에서 첫 개인전 금메달을 포함해 금메달만 5개를 추가해 개인 통산 올림픽 금메달을 7개로 늘렸다.

드레셀은 "앞으로 더 잘하고 싶고 실력은 더 향상할 것"이라면서 "3년 뒤 파리올림픽이 벌써 기대되고 흥분된다"고 다음 올림픽에서도 황제의 지위를 이어가겠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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