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헌금하지 않으면 아들의 병이 악화할 것이라고 신도를 속여 돈을 갈취한 사이비 종교의 목사와 전도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원중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 B씨 등 2명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자신이 설립한 사이비 종교 단체의 목사로 전도사 B씨와 공모해 헌금하지 않으면 자식의 희귀병이 악화할 것이라고 신도 C씨를 속여 돈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2016년 10월쯤 A씨와 B씨는 C씨에게 헌금을 하면 아들의 병이 나을 것이지만 헌금을 하지 않으면 병이 악화해 아들이 죽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교했고 이후 C씨는 아들과 교회에 지속적으로 출석하며 헌금을 냈다.
2017년 10월쯤 A씨는 C씨가 교회에서 소리를 질렀다는 이유로 2000만원을 헌금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A씨는 "헌금하면 아들의 병도 더 빨리 낫고 예배 불경죄도 씻어지고 집안에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B씨 역시 A씨의 말에 동조했다.
C씨는 아들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해온 노력이 헛되게 될 것을 우려해 A씨의 계좌로 2000만원을 송금했다.
C씨는 2018년 9월에도 A씨와 B씨가 하느님의 계시를 빙자해 헌금을 요구하자 100만원을 송금했다.
재판부는 "헌금과 길흉화복이 상당히 관련이 있다고 설교하는 것은 통상적인 종교행위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며 "헌금액이 크고 통상적인 종교행위의 대가로는 볼 수 없다"고 사기죄를 인정했다.
이어 "A씨 등은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고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A씨 등은 통상적인 신학대학교나 기타 기독교 종교단체에서 목사 또는 전도사로서의 자격을 취득하거나 교육을 이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 등이 "가족들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기도를 해야한다"고 설교하는 등의 방식으로 8000만원을 갈취한 공동공갈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갈죄의 수단으로서 협박은 객관적으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며 "사건에서 해악의 고지는 길흉화복이나 천재지변의 예고로서 A씨 등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가해자가 현실적으로 특정돼 있지도 않으며 해악의 내용이 추상적이고 발생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예견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공갈죄의 협박으로 평가될 수 없고 피해자가 공포감을 느껴 금전을 교부했다고는 더욱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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