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윤 당선인으로부터 넘겨받은 '장관 인선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후보자가 인사 검증을 거쳐 최종 후보를 추천하면 당선인이 지명하는 방식으로 '책임총리제'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한 후보자는 국무총리 지명 발표 하루 전날인 지난 2일 '장관 인선안'을 통째로 넘겨받은 후 같은날 저녁 윤 당선인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둘은 3시간 넘게 국정 운영 방향과 인선에 관해 논의했고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한 후보자에게 '실질적 제청권'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자는 이번 주중까지 인사 검증을 마무리하고 '최종 인선안'을 확정해 윤 당선인에게 추천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도 마지막 검토를 거쳐 이르면 주말, 늦어도 다음 주 초에 경제부총리 및 장관 후보자를 일괄적으로 지명한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내각 인선안이) 이번 주 후반에 낙점되고 (당사자에게) 통보되면 윤 당선인과 그분(후보자)이 만나서 이야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제부총리만 발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장관 후보자에 대한) 궁금증도 많으실 것 아니겠나"라며 일괄 지명 가능성도 제기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추 의원은 오랜 기간 경제부처에 몸담은 '경제통'으로 기재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역임한 후 제20대 국회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는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인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가 물망에 올랐다. 이 교수는 행정고시 29회에 수석 합격해 산업부 산업정책과장 등을 맡으며 15년간 공직 생활을 했고 지난 2000년부터는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김경환 전 국토부 1차관과 인수위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심교언 건국대 교수가 물망에 오른다. 김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국토부 1차관을 지냈으며 윤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을 설계했다. 심 교수는 윤 당선인이 후보자 시절 선거대책본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자문하는 경제정책추진본부 위원을 맡기도 했다.
외교안보 분야의 핵심 축인 외교부 장관에는 박진 국민의힘 후보가 사실상 단일 후보로 굳어졌다. 박 의원은 외교관 출신 5선 중진 의원으로 윤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단장을 맡아 방미길에 올랐다.
국가정보원장 후보에는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하마평에 올랐다. 조 의원은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정통 외교 관료 출신으로 외교부 북미 1과장과 북미국장 등을 역임해 '미국통'으로도 불린다. 조 의원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및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아 대북 협상 경험도 풍부하다.
국방부 장관 후보로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과 인수위원인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이 고려됐다. 통일부 장관 물망에는 김병연 서울대 교수와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등이 거론된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도 많은 시선이 집중된다. 특히 윤 당선인은 최근 보고를 받은 비서실장 후보군을 거부하고 경제통·정책통 인사를 우선적으로 찾아볼 것을 주문한 것으로 확인된다.
법무부 장관에는 현역 의원을 임명할 가능성이 낮아졌다. 현 정부가 추미애·박범계 등 민주당 출신 정치인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해 논란이 불거진 데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치적 중립성'을 인선 기준으로 고려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현재 법무부 장관 후보군에는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 ▲구본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 ▲강남일 전 대전고검장 등 전·현직 검찰 인사들이 후보로 오르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은 상대적으로 베일에 싸여있다. 윤 당선인은 비서실장감으로 경제를 잘 아는 실무형 인사를 찾으라고 주문했지만 주변에서는 대통령이 정치 경험이 없는 만큼 중량급 정치인이 임명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이 최근 대통령 비서실장직을 공개적으로 고사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고집하고 있어 인선이 더뎌지고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 비서실장에는 정무감각이 검증됐고 경륜 있는 분을 삼고초려해서 모시고자 한다"며 "(당선인 비서실에서) 여러 사람을 접촉하고 있고 접촉한 분들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