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체 개발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를 생산하지 않는다. 사진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기사 게재 순서
①매출 140억서 ‘1조 클럽’으로… 30년 백신 외길
②IPO 1주년… “M&A로 퀀텀점프 노린다”
③가시밭길 고집, 독감 두고 코로나 백신 승부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체 개발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를 생산하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에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지난달 31일 기업공개(IPO) 1주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9~10월 겨울 시즌에 접종하는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는 아쉽게도 올해까지 생산하지 못한다”며 독감 백신 생산 중단 결정을 공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백신 대응에 주력하고자 독감 백신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안정적인 수익원을 포기하면서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모든 생산 능력을 집중하는 초강수를 뒀다.


스카이셀플루는 2020년 기준 회사 전체 백신 생산 매출(1482억원)의 3분의 2(약 1000억원)을 차지할 만큼 안정적인 수익원이다. 같은 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집계한 국내 전문의약품(ETC) 품목별 생산실적 순위에서 1647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스카이셀플루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성인용으로는 국내 최초, 소아용으로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세포배양 독감 백신이다. 세포배양 독감 백신은 독감 바이러스를 배양할 때 기존 백신처럼 계란(유정란)이 아닌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된 백신이다.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걱정 없이 접종할 수 있고 항생제나 보존제 투여도 필요 없다.

한때 업계 일각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라 올해 독감 백신 생산을 재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코로나19 백신 중요도가 낮아지는 만큼 기존 사업 영역을 되살리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날 안 사장이 코로나19 백신에 집중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이 같은 예측은 빗나간 셈이다.

독감 백신 생산을 잠시 접은 데는 현 생산시설의 한계에서 비롯했다는 시각도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핵심 생산시설인 경북 안동L하우스엔 총 9개의 생산라인이 있다. 이 중 독감과 코로나19 백신 제조가 가능한 세포배양 라인은 5개다. 현재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의 원액·완제 위탁개발생산(CDMO)에 3개 라인이 사용되고 있다.

향후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상용화 시 남은 라인 2개를 사용해야 해 독감 백신 생산을 위해 라인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안동L하우스의 약 9만9130㎡(3만여평) 규모의 신규부지 증설 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4년 말 준공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생산 시설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어떤 백신의 공급을 우선해야 하는지 고민한 결과”라며 “올해 상반기 GBP510의 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선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해 성과를 거두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