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라면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던 국내 소비자들의 심리에 힘입어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는 '매출 6조원' 시대를 열었다. 수입차 1위 벤츠코리아의 이면에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다. 한국 사회에 대한 기여가 거의 없고 딜러사들을 쥐락펴락하며 배출가스 조작·허위광고에도 사과조차 하지 않은 행태가 대표적이다. 벤츠코리아의 두 얼굴을 분석해본다.
▶기사 게재 순서
①한국서 돈 번 벤츠, 이익은 전액 해외로
②국내 수입차시장 지배자 '레이싱홍'… 팔수록 대주주 배만 불려
③안전·신뢰 외면한 '벤츠의 꼼수'
①한국서 돈 번 벤츠, 이익은 전액 해외로
②국내 수입차시장 지배자 '레이싱홍'… 팔수록 대주주 배만 불려
③안전·신뢰 외면한 '벤츠의 꼼수'
국내 수입차업계 1위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다. 벤츠코리아는 한동안 독일 BMW·폭스바겐과 일본 렉서스·혼다 등에 밀려 2~3위권에 머물렀지만 2016년 BMW를 꺾고 국내 수입차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뒤 올해까지 7년째 최고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벤츠 사랑은 각별하지만 벤츠코리아는 모든 수익을 해외 본사 등에 전액 배당하며 국내시장 재투자에는 인색했다. 역대급 판매실적을 거두는 과정에도 직원들의 복리후생비는 매년 줄이며 유독 국내에서 만큼은 허리띠를 졸라맸다.
7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 소비자 신뢰도↑
벤츠코리아는 2016년부터 올 3월까지 국내 수입차시장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14년까지 독일 BMW·폭스바겐과 렉서스·혼다 등 일본 업체와 경쟁하며 2~3위권에 머물렀던 벤츠코리아는 2015년 시장 점유율 19.27%로 높이며 19.63%인 BMW를 턱밑까지 추격했다.벤츠코리아는 이듬해 BMW를 누르고 사상 처음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후 지금껏 7년째 최고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 판매량도 경쟁 업체를 압도하며 수입차시장의 확실한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가 처음으로 국내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2016년부터 올 3월까지 거둔 판매량은 총 44만5308대, 평균 시장점유율은 28.4%다.
연도별로는 ▲2016년 5만6343대, 25.01% ▲2017년 6만8861대, 29.54% ▲2018년 7만798대, 27.15% ▲2019년 7만8133대, 31.92% ▲2020년 7만6879대, 27.97% ▲2021년 7만6152대, 27.58% ▲2022년(3월까지) 1만8142대 29.39%다.
같은 기간 2위인 BMW는 총 34만4903대, 연평균 시장점유율은 22.7%를 기록했다. 연도별로는 ▲2016년 4만8459대(시장 점유율 21.51%) ▲2017년 5만9624대(25.58%) ▲2018년 5만524대(19.38%) ▲2019년 4만4191대(18.05%) ▲2020년 5만8393대(21.24%) ▲2021년 6만5669대(23.78%) ▲2022년(3월까지) 1만8043대( 29.23%)다.
이 기간 국내 수입차시장 3위는 아우디가 4번, 렉서스가 2번, 토요타가 1번 차지하며 각축전을 벌였지만 벤츠의 1위 자리는 철옹성이었다. BMW와의 판매량은 10만405대나 차이가 났고 평균 시장점유율은 5.7%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1만~2만여대의 판매량과 한 자릿수 시장점유율을 올리며 3위를 차지했던 아우디·렉서스·토요타와는 비교불가였다.
한국서 번 돈 몽땅 해외로 송금… 국내 재투자는?
수입차시장 판매량·시장점유율 1위가 말해주듯 벤츠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높아졌지만 보답은 미미했다. 국내에서 거둬 들인 수익 대부분을 독일 본사와 해외 주주 몫으로만 돌린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최근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감사보고서를 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6조1213억원, 영업이익 2174억5040만원, 당기순이익 1472억8224만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7%와 8.8%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14.3% 뛰었다.
지난해 벤츠코리아 경영실적이 전년보다 크게 성장했지만 국내 자동차 산업에 대한 재투자나 소비자 후생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순이익 거의 대부분을 해외로 송금하기 때문이다. 수혜자는 지분 51%를 보유한 독일 다임러그룹 본사와 2대 주주(49%)인 홍콩계 딜러사 스타오토홀딩스다. 최근 5년(2017~2021년) 동안 벤츠코리아가 독일 본사 등으로 송금한 배당금 규모만 5200억2061만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 사용한 기부금은 147억3305만원에 그쳤다. 기부금 규모 등을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지만 국내에 판매한 차량 수익금으로 해외주주들의 배만 불리는 벤츠의 경영 방식에 소비자들은 씁쓸해 한다. 벤츠코리아의 해외 고배당은 일반주주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주주친화 정책과도 무관하다.
국내 직원들에 대한 복지도 후퇴하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최근 4년(2018~2021년) 벤츠코리아 직원 복리후생비는 ▲2018년 30억1871만원 ▲2019년 26억9161만원 ▲2020년 26억265만원 ▲2021년 20억4596만원으로 매년 줄었다. 수 천 억원에 달하는 해외 고배당과는 대비된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배당금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2014년부터 누적된 기부금이 350억원을 넘겨 수입차업계에선 최대 규모"라고 해명했다. 이어 "본사 등에 고액을 배당하면 자동차 연구개발(R&D) 등에 투자된 후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라며 "그 결과물로 R&D 센터와 물류센터 등이 지어져 소비자를 위한 재투자가 이행됐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