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 공휴일을 사실상 월요일로 고정한 현행 제도의 개선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령으로 만든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3조는 공휴일이 토·일요일과 겹치면, 다음의 첫 번째 평일을 대체 휴일로 지정토록 하고 있다. 최근 광복절처럼 15일 공휴일이 토요일이면, 17일 월요일에 쉬는 방식이다. 다른 공휴일도 마찬가지로 올해 지정된 대체 휴일은 네번 모두 월요일이다.
지난 2013년 도입한 대체 공휴일 제도의 기본 취지는 쉬는 날이 줄어드는 것을 막아 국민 휴식권을 보장하고, 동시에 늘어난 휴일을 활용해 관광 지출 등 내수 진작에도 도움을 주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도입 과정에서 휴일 횟수를 늘리는데 논의 초점이 맞춰지면서 요일별 생산성까지 세밀하게 고려하지는 못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선 주 4.5일제와 4일제 등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논의가 확산하면서 생산성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휴식권을 보장하면서 생산성도 확보할 수 있는 휴일 제도가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대체 공휴일 문제도 이런 관점에서 다시 접근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요일별 생산성에 대해선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다. 글로벌 인력 회사인 어카운템프가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30% 가량은 가장 생산성이 높은 날로 월요일을 꼽았다고 한다. 금요일이라고 답한 이들은 가장 낮은 11%에 그쳤다. 심리학자들은 생체 주기를 얘기한다. 월요일에 일을 시작하는 패턴이 오랫동안 형성된 만큼, 금요일 휴무가 낫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와 연구는 통상적으로 월요병을 얘기하는 것과 달라 눈여겨볼 만하다.
대체 공휴일 제도가 지향하는 소비 진작 효과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이 신용카드 사용액을 분석했더니 직접 외출을 통해 쇼핑·식사 등으로 사용한 대면 지출 금액은 금요일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토, 일요일 순이었다. 금요일을 주말과 묶어 연휴로 지정할 경우 외식·여행 등 소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일의 효율은 월요일이 높고 소비 지출은 금요일에 많다면, 지금처럼 월요일에 고정되는 방식이 최선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참고로 미국은 우리보다 유연하다. 공휴일이 토요일과 겹치면 금요일이 휴일이고, 일요일과 겹치면 월요일에 쉰다.
기업의 경우라면 일부 대체 공휴일에 한해 노사가 휴일을 선택적으로 정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이미 근로기준법에도 관련 근거가 있다. 해외의 경우 음원 스트리밍 기업인 스포티파이는 90개국에 포진한 직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선택적 휴일 제도를 도입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며칠을 더 쉬느냐'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이제는 '언제 쉬어야' 휴식·소비·생산성이 조화를 이룰지도 생각해볼 때다. 대체 공휴일이 꼭 월요일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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