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폐패널 생산자책임활용제도(EPR)가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EPR 수행기관 인가를 놓고 환경부와 태양광업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한국태양광산업협회가 EPR 수행기관 인가를 받기위해 제출한 재활용사업 공제조합설립 신청서에 대해 불인가 통보 공문을 전달했다.
환경부는 ▲재활용사업의 현실성 및 타당성 ▲적정 조합원수 확보 ▲재정능력 ▲전국 수거체계 구축 ▲가정용 폐패널 수거체계 마련 ▲조직 운영계획 등이 기준에 미달돼 불인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EPR은 생산자(제조·수입자)에게 폐기물을 회수해 재활용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로 내년 1월부터는 태양광에도 적용된다. 법에 따라 태양광 패널 생산자는 재활용 분담금을 관련 공제조합에 내고 공제조합은 태양광 폐패널을 일괄 수거해 재활용 업체에 제공해야 한다. 재활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폐패널 1kg당 727원의 부과금을 징수한다.
태양광업계는 환경부의 공제조합 설립 불인가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태양광협회는 "공제조합 불인가 통보에 대해 환경부가 다른 공제조합 설립 시엔 없었던 조건을 제시하고 생산자 중심으로 제도를 구축하겠다는 공제조합 설립취지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또 환경부가 업계와 협의 없이 폐패널 1kg당 727원의 부과금을 징수하는 입법예고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환경부의 불인가 결정에 불복을 선언하고 총력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환경부는 협회가 사실과 다르거나 당사자간 협의되지 않은 임의계획을 제출해 불인가를 통보했다고 반박한다.
환경부는 "협회가 제주권 재활용업체로 명기한 업체는 태양광패널 처리가 불가능하며 재활용사 보관시설 활용계획은 당사자와 협의된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조합원 분담금이 재활용·회수부과금을 크게 초과하는 것으로 제시해 지속적인 재활용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구조로 예측돼 최종 불인가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공제조합 설립시에 없던 조건을 제시했다는 협회의 주장에는 "태양광패널은 배출부터 처리까지 모든 과정이 기존 EPR 대상 품목과 달라 새로운 회수·재활용 체계가 필요하므로 공제조합 설립·운영에 필요한 요건별 세부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폐패널 부과금 역시 연구용역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협회가 다시 재반박에 나서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협회는 "환경부는 생산자의 대다수가 동의하고 참여한 공제조합을 지속적인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구조라고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신청을 반려했다"며 "환경부는 의무대상자를 무시하는 일방통행을 EPR이 처음 논의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환경부는 연구용역 과정에서 부과금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고 주장했으나 국내 모듈 생산의 99%를 책임지는 태양광협회 회원사의 의견은 수렴된 적이 없다"며 "EPR은 생산자가 재활용을 책임지는 제도임에도 환경부는 차질 없는 시행을 외치며 불공정 잣대·자의적 판단·일방통행으로 태양광 모듈 생산자들을 EPR 제도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