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3·8 전당대회 출마를 두고 친윤계와 비윤계의 '프레임' 전쟁이 과열되고 있다. 이에 3·8 전당대회가 '김기현 대 반김기현' 구도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김기현 의원을 지지하는 친윤계는 나 전 의원을 '배신자' '제2의 유승민' '반윤의 우두머리' 등으로 표현하는 반면 수도권 연대(안철수·윤상현)는 '나경원 찍어내기' '제2의 진박감별사' 등으로 맞서고 있다. 상대의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해 지지층을 확산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했다. 이와 함께 후임 인선도 즉각 단행했다. 윤 대통령의 나 전 의원 해임 조치가 친윤계와 수도권 연대의 불러일으킨 모양새다.
친윤계는 나 전 의원을 향해 '배신자' '제2의 유승민' 프레임을 안기는 것에 열중하고 있다. '배신자'는 윤 대통령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의 직책을 줬음에도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는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의 뜻과 믿음을 저버렸다는 의미다. '제2의 유승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여당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전 의원이 정부에 반기를 들어 배신자로 찍힌 것을 일컫는 말로 나 전 의원과 유 전 의원을 동일선상에 두고 비판했다.
이는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하고 당원들에게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후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을 포함한 수도권 연대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수도권 당대표론'을 내세운 안철수·윤상현 의원이 나 전 의원을 두둔하면서 친윤계에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안철수 의원은 "여당은 나라를 운영할 책임을 가진 정당"이라며 "제대로 된 대표단을 구성하는 과정이 싸움으로 점철되면 국민은 굉장히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 역시 "화합의 축제가 돼야 할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이 불신·비방·분열·대립 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작금의 상황에 책임이 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일부 호소인들은 자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나 전 의원과의 연대를 모색하며 친윤계 거부감이 있는 당심을 끌어모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양측의 프레임 전쟁이 과열되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정 비대위원장은 16일 "전당대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상대방을 향한 말이 너무 날이 서 있는 느낌"이라며 "모두가 자중자애하라"고 주문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5일 출마 여부에 대해 "조금 더 고심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과 김 의원이 연일 1위를 다투는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의 출마가 확정될 때까지 친윤계와 비윤계의 '프레임' 전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