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주유소에서 차량이 주유하는 모습. / 사진=뉴시스

지난해 최대 실적에 따라 역대급 보상을 받게된 정유업계의 표정이 어둡다. '성과급 잔치'라는 비판과 함께 횡재세(초과이윤세) 부과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든 데다 정부가 도매가 공개 확대까지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는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호조로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최근 임직원들에게 두둑한 성과급을 책정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미 지난해 말 전 임직원들에게 2022년 성과급으로 월 기본급의 1000%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 성과급(600%)을 크게 넘어선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1000%를 지급했는데 이번에는 그 이상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2000%를 지급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S-Oil과 GS칼텍스도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한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정유사가 역대급 이익을 거둬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만큼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횡재세란 말 그대로 특정 기업 또는 산업에 예기치 못한 횡재로 발생한 이익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정유업계가 지난해 상반기 4사 합산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유업계에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었다가 3분기 실적이 급격히 축소되자 흐지부지 된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도매가 공개 범위 확대를 추진하는 점이다. 산업부는 최근 정유사의 휘발유, 경유 등의 정보 공개와 보고 범위를 세분화해 대리점과 주유소 등 판매 대상과 지역별로 공개하도록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유류세 인하 혜택이 소비자에 돌아가지 않고 정유사나 주유소의 마진으로 흡수됐다는 판단에서다. 정유업계는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이 영업비밀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한국석유유통협회, 한국주유소협회는 최근 국무조정실에 공문을 보내 "유류세 인하분은 이미 정유사 단계에서 모두 가격에 반영됐고 정부 점검에서도 문제가 없었다"며 "개정안 취지와는 달리 경쟁사의 가격정책 분석이 가능해져 오히려 경쟁제한이나 가격의 상향 동조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