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1) 원가 두 배 넘는 미분양 '10만설'… 건설업계 "정부가 사달라"
(2) [르포] 미분양 고가 매각 논란 '칸타빌 수유팰리스' 가보니
(3) [르포] 청약 '0.3대 1' 평촌 센텀퍼스트, 시세보다 1.6억 비싸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거래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수도권 핵심 입지의 대단지 아파트도 미분양 폭탄에 시름하고 있다. 올 11월 준공 예정인 경기 안양시 '평촌 센텀퍼스트'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건설업체 두 곳이 공동 시공하는데다 3대 사교육 1번가로 꼽히는 평촌 입지임에도 지난해 12월 진행한 청약에서 1150가구 모집에 불과 350명만이 신청, 경쟁률이 0.3대 1에 그쳤다.
지난 2월1일 찾은 현장 내 모델하우스에는 10여명의 직원들만 분주할 뿐, 평일 낮시간임을 고려해도 방문객을 보긴 어려웠다. 한 시간 내내 직원 수보다 적은 방문객이 관람과 상담을 하고 돌아갔다. 평촌 센텀퍼스트의 분양 참패는 '고분양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속되는 금리 인상과 원자재가격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84㎡(이하 전용면적) 최고 분양가가 10억7200만원에 달해 바로 옆 단지인 '평촌 더샵아이파크' 같은 면적의 최근 실거래가(9억2000만원)보다 1억6000만원 이상 비싸다.
"영끌 각오하고 왔지만 못 사겠어"
이날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40대 김모씨는 "부동산 하락기를 틈타 내집마련 계획을 세우고 있고 무순위청약을 하려 한다"면서 "현재 사는 지역보다 상급지로 자녀 교육환경은 좋지만 역세권이 아닌데도 너무 비싼 분양가로 선뜻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정부의 청약 규제 대거 완화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을 제외한 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70%로 상향 조정됐다. 모두 두 건이 허용된다.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 규제도 풀렸다. 그럼에도 시중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를 넘으면서 해당 아파트 84㎡를 '영끌'(영혼 끌어 모은 대출) 투자할 경우 한 달 약 420만원(전국은행연합회 공시 KB국민은행 평균금리 5.36% 적용 시)의 원리금을 내야 한다.
"내집마련 청약 문의 많아"
평촌 센텀퍼스트는 오는 6일 계약에 돌입한다. 분양 관계자는 "분양경기가 나빠졌지만 내집마련 기회로 생각하는 수요자들도 많아 상담 요청이 적지 않은 편"이라면서 "앞으로 분양가가 지속해서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을 고려할 때 고분양가라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하지만 이 같은 설명과 반대로 인근 부동산업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안양의 경우 현재까지 준공 후 미분양이 한 건도 없을 만큼 주거 선호도나 투자 가치가 높은 곳이지만 해당 단지는 학군이 괜찮은 편임에도 교통은 취약한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현장 주변은 버스정류장이 있지만 대체로 도로와 산지 등이다. 또 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도 평촌 센텀퍼스트 분양 상황에 대해 문의하자 "아, 그 폭삭 망한 곳이요?"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