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머니S 강지호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올해 순위 지각변동 오나… 'ETF 1위' 삼성자산운용 '조마조마'
②"미래·삼성 2강 체제 깨자" 치열해진 중위권 싸움… 3위는?
③ 올해 대세는 로봇? K-로봇 액티브 ETF 수익률 '훨훨'


새해 암울한 국내 증시 속에서 ETF(상장지수펀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국내 ETF 순자산 규모는 80조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ETF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1, 2위 운용사들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무서운 질주로 ETF시장의 터줏대감 삼성자산운용의 독주 체제가 깨지면서 상위권 순위 경쟁에 더 큰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80조 시대 맞은 ETF 시장

그래픽=머니S 강지호 기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최근 3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지난 2020년 52조365억원에서 ▲2021년 말 73조9675억원 ▲2022년 말 78조5116억원 ▲2023년 1월 86조522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같은 기간 상장 종목 수 역시 2020년 468개에서 ▲2021년(533개) ▲2022년(666개) ▲2023년 1월(671개)로 늘었다.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수는 15개사에서 23개사로 8곳이 증가했다.

국내 ETF 시장은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양강구도가 구축됐다. 이들 운용사의 ETF 규모는 총 68조9900억원으로 전체 시장(86조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TF 강자' 삼성자산운용의 올해 1월 말 기준 ETF 순자산은 36조980억원, 시장점유율은 42.0%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순자산 32조8920억원과 시장점유율은 38.2%를 차지했다.


지난 2002년 한국 1호 ETF인 '코덱스(KODEX)200 ETF'를 선보이며 국내 ETF 시장의 포문을 연 삼성자산운용은 22년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채권형 ETF와 월배당 ETF, 금리연동형 액티브 ETF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했던 것이 주효했다.

최근 눈에 띄는 점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추격이다. 지난 2020년 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시장점유율 25.3%으로 삼성운용(52%)이 점유율 26%포인트 격차를 벌렸다. 이후 두 회사의 점유율 차이는 ▲2021년 7%포인트(42.5%·35.5%) ▲2022년 4.3%포인트(42.0%·37.7%)까지 좁혀졌다.

미래에셋운용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한 비결은 '타이거(TIGER)' 브랜드를 앞세워 상품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재편한 덕이다. 여기에 해외·테마 ETF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효과도 톡톡히 봤다.

그동안 국내 ETF 시장은 코스피 등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주를 이뤘던 반면 '해외'와 '테마' ETF로 차별화를 꾀하면서 경쟁력을 키워나간 전략이 통했다는 설명이다. 또 해외시장을 겨냥한 해외ETF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서학 개미 수요와 맞물려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다.

선두 바짝 쫓는 미래에셋… 삼성 밀어낼까

그래픽=머니S 강지호 기자

미래에셋운용의 맹추격에 삼성자산운용의 입지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두 운용사의 ETF 시장점유율 격차가 5%포인트 이내로 좁혀지는 등 갈수록 'ETF=KODEX'라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1위 운용사 자리를 수성하기 위해 지난해 말 고객 마케팅 부문에 디지털마케팅부문를 신설하고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ETF사업부문장에 글로벌 ETF 담당 김영준 상무를, 기존 ETF사업부문을 총괄하던 김두남 상무는 신설된 디지털마케팅부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선임했다.

김 상무는 지난해 6월 유럽 자산운용사 릭소 한국 영업에서 이직해온 인물로 삼성자산운용의 상대적 약점인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 출신인 서봉균 삼성증권 대표를 필두로 새로운 ETF 관련 외부 인력들을 수혈하면서 글로벌 ETF 사업 확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내세운 투자 키워드 'R.A.B.B.I.T.(토끼)'에도 글로벌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인공지능(AI) ▲채권(Bond) ▲일상회복(Beyond Covid-19) ▲인컴창출(Income generation) ▲기정학(Tech-politics)의 총 여섯 개 투자 분야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 팀장은 "글로벌 경제 상황과 투자환경 등을 살펴 2023년 계묘년에 투자하기 좋은 ETF 키워드로 '토끼(R.A.B.B.I.T.)'를 선정했다"며 "올해 증시는 특히 국가(지역)·자산·섹터별 차별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며 포트폴리오 자산 배분과 위험관리에 따라 수익률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도 공격적인 ETF상품 라인업과 해외 투자 등으로 덩치를 키울 예정이다. ETF 1위인 삼성자산운용을 넘어 업계 선두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초 전략ETF운용본부를 신설했다. 지수추종형 ETF를 넘어 전략형 ETF까지 적극 개발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인재 영입도 활발하다. 2019년 말 삼성자산운용에서 ETF 팀장을 지내던 김남기 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부문 대표를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올해는 글로벌 보폭도 넓힌다. 미래에셋운용은 현재 국내를 포함해 미국, 캐나다, 홍콩 등 10개국에서 ETF를 상장해 운용 중이다. 지난 2018년 미국 ETF 운용 자회사 Global X(글로벌엑스)를 포함해 지난해는 호주 ETF 운용사 'ETF Securities(ETF 시큐리티스)'를 인수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익만으로 글로벌 운용사를 인수하는 등 2003년 홍콩에 진출한 이후 20년 동안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며 "향후 세계 각국의 우량자산을 발굴하고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