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전방 지역 육군부대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이병의 유족이 군부대의 현장대응을 지적하며 구급조치가 늦어졌다고 주장했다.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시민단체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열린 '12사단 김 이병 총기 사망 사건 기자회견'에서 김 이병의 아버지 A씨는 "아이가 사경을 헤맬 때 군부대에서 구급차 출입을 통제하며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다"고 말했다.
김 이병(21)은 지난해 11월28일 저녁 8시47분쯤 강원 인제군 12사단 최전방 GOP(일반전초)에서 경계근무 중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대대 화상보고에 따르면 격발 3분 후인 발견 시점까지 김 이병의 맥박이 뛰고 있었다. 당시 김 이병은 심장 하단부 관통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어 12분 후인 저녁 8시59분쯤 군의관이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진행했고 밤 9시엔 부대 중대장이 응급후송헬기 출동을 요청했지만 기상 상황 탓에 출동하지 못했다. 유족 측은 "9분 후인 밤 9시9분쯤 부대 신고를 받은 양구 소방서 해안 119지역대와 양구해안파출소 순찰차가 출동했지만 군이 '군사보호 구역'이라는 이유로 소초 출입을 통제하면서 현장 도착이 늦어졌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사건 당시 구급대와 순찰차는 밤 9시 13분쯤 군사 보호 지역 앞(양구 통일관)에 도착했지만 군부대 측의 인솔 인원이 늦게 도착하며 약 20분 후인 밤 9시 33분이 돼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김 이병의 부친이 현장에 직접 방문한 결과 119 지역대와 사고 발생 지점은 구급차로 불과 9분 거리였다.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익명제보에 따르면 당시 부대내에서 민간 구급차가 오고 있다는 소식에 '누가 마음대로 불렀냐'는 논쟁이 일어났다"라며 "통상적으로 해당 부대에서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구급차가 부대 안에 바로 들어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육군은 "부대원 8명을 비롯해 간부까지도 김 이병을 괴롭힌 사실을 파악했다"고 발표했다. 군 당국과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한 총기 상태와 당시 함께 경계근무를 섰던 다른 병사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괴롭힘을 당하던 김 이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했다.
군 당국은 김 이병이 근무하던 부대의 중대장과 소초장을 지휘 책임을 물어 직무유기죄로 입건하는 한편 김 이병을 괴롭혔던 병사 6명 등에 대해선 협박죄와 모욕죄 등 혐의를 적용해 민간경찰로 이첩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김 이병을 괴롭혔던 하사가 지휘계통에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김 이병이 함께 근무 중이던 C일병에게 라이트를 받고 방탄조끼에 넣을 때 판초우의가 총기에 걸려서 한 발이 결발됐다'며 허위보고했다고 자백했음에도 군사 경찰은 입건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